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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금융]②`돈이 몰린다` 지구촌 달구는 그린본드

  • 2014.12.17(수) 09:53

내년 1000억달러로 커질듯..시장 인프라도 활발
투자자, 신용등급·금리등 만족..국내도 관심필요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녹색금융 가운데 하나는 그린본드다. 그린본드의 정의는 명확치 않지만 대개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녹색 성장에 기여하는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으로 보면 된다. 

 

그린본드는 지난해 100억달러 시장에서 내년에는 10배가 성장한 1000억달러 시장을 넘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상징적인 의미의 발행 정도만 있어 왔지만 세계적인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관심이 더 커질 전망이다.

 

◇ 쑥쑥 크는 그린본드 시장
 

그린본드는 신재생 에너지나 친환경 프로젝트 등으로 사용처가 제한되고 발행을 위해서는 국제공인기관의 녹색인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린본드 시장을 크게 키웠다.

 

기후채권이니셔티브(CBI)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발행된 그린본드는 350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올해 그린본드 발행규모가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미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이다.


최근 JP모간체이스나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그린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친환경 프로젝트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와 폐기물 관리, 토지이용, 생물 다양성 보전, 전기자동차와 같은 청정운송, 수질정화 등이 그린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사업에 포함된다.

 

그린본드 발행이 늘어나면서 모간스탠리캐피널인터내셔널(MSCI)이나 S&P는 그린본드를 추종하는 지수를 만들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CBI가 투자자들이 모든 그린본드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다. 그린본드에 대한 관심이 반영될 결과다.

 

그린본드는 지난해 110억달러가 발행된데 이어 올해말에는 400억달러 이상, 내년에는 1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발행자·투자자 입맛 모두 채웠다

 

그린본드 발행은 국제기구나 개발은행 중심에서 민간 기업들로 확대되는 추세다. 주로 AAA등급의 다자간개발은행이 발행에 나섰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발행이 본격화되며 30%선까지 비중이 늘었다. 유니레버나 EDF 등 익숙한 글로벌 기업부터 미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의 지방정부들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지난 5월 프랑스 전력회사 GDF 수에즈는 6개월과 1년 만기의 그린본드를 25억 유로어치를 발행했고 유럽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모집금액의 3배 이상이 몰린 바 있다. 일본 도요타는 친환경차 개발재원을 마련을 위한 자동차대출담보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는데 이 역시 그린본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그린본드 투자 인식도 확산되면서 대규모 연금이나 자산운용사들은 그린본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기업들이 발행하는 그린본드의 이자율은 대체로 3%미만이고 2%대도 60%에 달해 이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만기도 4~8년으로 짧지 않다. 에너지나 건설, 유틸리티기업들이 발행하는 그린본드는 7~8년으로 훨씬 더 길다.


저금리가 확산되면서 금리 경쟁력도 예전보다 높아졌고, 사회책임투자 확산에 따른 수요도 부쩍 커졌다. S&P는 "그린본드는 발행자가 투자자 풀을 다각화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기업들의 주된 자금조달 수단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의 경우 올해 그린본드 시장이 최근 급성장한 곳 중 하나다. 캐나다는 올해 280억캐나다달러의 그린본드가 발행되며 지난해보다 78%나 증가, 새로운 투자처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기존에도 수력발전 등 친환경 사업 자금 조달이 있어왔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그린본드란 이름을 내걸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높은 신용등급이 꽤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 그린본드 시장 추이 및 전망


◇ 국내, 마수걸이했지만 아직 미미

 

한국은 아직 그린본드 발행과 투자 모두 생소하다. 개념은 어느정도 와닿지만 그린본드를 선보인 사례부터 드물다. 지난해 2월 수출입은행이 국내 최초로 그린본드 5억달러를 발행한 이후 추가 발행은 없는 상태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저탄소 친환경 산업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민간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5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5년 만기에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에 0.95%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미국과 유럽 연기금 등 초우량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해 특히 관심을 보였다.  당시 반짝 주목을 받은 후 아직까지는 잠잠한 상태다. 그린본드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국제공인기관의 녹색인증을 받아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점이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금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그린본드 발행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신규 우량 투자자 유치가 확대될 수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도 그린본드 시장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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