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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엄습한 증시, 처방전은?

  • 2015.06.03(수) 11:00

최악땐 6% 추가하락 경고음…향후 2주가 고비
엔화 약세 맞물려 금리인하 등 정책대응 촉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지난 2일 한국 증시를 강타한 후 당분간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과거 신종 전염병이 발병했을 당시 증시 영향이 대부분 제한됐지만 이번의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며 상대적으로 심각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각 시나리오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지겠지만 당장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고 여행과 화장품 등 내수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주가 메르스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향후 수주간의 추이를 시장도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등 정책대응도 주목하고 있다.

 

 

 

◇ 최악의 경우 낙폭은

 

이미 사스(SARS)와 신종플루, 가장 최근에는 에볼라까지 두루 겪은 증시지만 신종 전염병은 항상 발생할 때마다 상당한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되돌림하는 학습효과가 각인돼 있음에도 매번 초기 반응은 과도하게 나타났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스와 신종플루, 에볼라 사례만 본다면 증시가 반응하는 방향성은 명확치 않다. 사스가 유행했던 2002년11월부터 약 9개월간 코스피는 24% 하락했고, 국내에서 사망자가 나왔던 신종플루 유행 당시(2009년4월~2010년4월)에는 약 1년간 코스피가 27% 상승했다. 에볼라의 경우 한국과 상당한 거리감이 존재해 영향 자체가 경미했고 글로벌 증시 전반에 미친 영향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며 주가가 급락했고 각 시나리오별로 주가 낙폭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 NH투자증권은 최악의 경우 코스피가 6%이상 추가 하락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사스 충격 당시 홍콩과 중국 시장의 하락폭(6%)에 준해서다.

 

반면 추가 확산이 제한되면서 일시적인 우려에 그칠 경우 단기고점 대비 3%가량 하락한 만큼 추가 낙폭은 2% 내외에 국한될 것으로 봤다. 실물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 불확실성 지속 기간은

 

주가 낙폭이 제한되더라도 투자심리 자체가 위축되는 만큼 증시로서는 일단 손해다. 결국 메르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에서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리스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메르스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대개 전염병이 발병하면 1~2개월간 사회적 여론이 집중됐다"며 "아직 정점을 쳤다기보다는 추가적으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메르스의 확산 여부는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향후 1~2주간 시장 불확실성도 더 극대화될 수 있는 셈이다.

 

대신증권도 단기적으로 메르스 3차 감염자의 최대 잠복기가 끝나는 시점인 2주까지가 중요하다며 6월 셋째주(6월15일~21일)를 분기점으로 지목했다.

 

다만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면 코스피 2050선이 단기 지지선이 될 수 있고 역발상 관점에서는 메르스로 매도가 촉발된 화장품과 여행, 레저, 항공주 등의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승희 대우증권 연구원도 "전염병이 장기적인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은 아니라는 점에서 코스피가 크게 하락한다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당장은 불가피한 조정이 업종 순환과 양호한 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금리 인하에도 힘 싣나

 

메르스가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 경기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인 만큼 시장의 관심은 정책 대응 쪽에도 모아진다. 당장 내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물론 메르스의 경제 파급력을 아직 예단하기 이르고 장기적인 요인이 아닌 만큼 정책당국이 메르스때문에 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최근 엔화 약세에 따른 환율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르스 악재가 더해지면서 경기판단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단기 급등했던 국채금리가 최근 다시 하락하며 기준금리에 근접했다.(출처:현대증권)

 

 

현대증권은 "최근 수출 부진과 소비자물가 하락 등 성장과 디플레이션 위험을 방어하기 위한 추가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서 메르스라는 돌발 악재의 출현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한충 높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류용석 연구원은 메르스가 지난해 세월호 사태와 유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선 박정우 연구원도 "현재 메르스로 촉발된 시장 불확실성을 잠재울만한 것은 정책 대응밖에 없다"며 "내수경기 회복이 메르스로 인해 흐트러진다면 한국 경제가 수출과 내수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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