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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로 알아본 메르스]"침 안튀게 해야"

  • 2015.06.03(수) 17:31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간담회 개최
메르스 '침' 타고 전파될 확률 높아..기침 가리고 해야
병원에서 전파 잘 돼..만성 질환자 더욱 주의 필요

"메르스는 공기 감염이 일어날 수 없는 바이러스다."

 

3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학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공기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침'을 타고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들은 기침을 할 때 침이 튀지 않도록 주의하고 평소 손을 자주 씻어 예방할 것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의 발표, 토의, 질의응답 내용을 토대로 Q&A 방식으로 풀어본다.

 


◇메르스..'침' 타고 전파될 확률 高

 

Q. 메르스가 공기 통해 전파되나?

 

(이재갑 교수) "메르스 환자가 다른 사람 입에 바로 대고 기침하지 않는 이상 공기를 통해 전파되지는 않는다."

 

(손장욱 교수) "공기보다는 침에 묻어 전파된다고 본다. 메르스 환자가 기침을 했을 때 튀어나온 미세한 침 입자에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다. 바이러스가 탁자에 뭍어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이 탁자를 만지면 손으로 옮겨 가게 된다. 이 사람이 손에 뭍은 바이러스를 얼굴로 가져가 비빌 경우 얼굴에 뭍어 있다가 호흡기를 타고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손을 자주 씻는 게 중요한 이유다."

 

(김성한 교수) "환자가 기침을 하면 바이러스가 (침을 타고) 날아가서 호흡기로 쑥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메르스 환자의 침이 닿지도 않는 저 10m 밖의 사람이 병에 옮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특별한 경우다. 공기 감염 말고 청진기나 환자가 쓰는 매개물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정부에서 공기 전파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Q. 환자의 침이 팔이나 다리에 묻었을 때 전염될 가능성은?

 

(손장욱 교수) "메르스는 호흡기를 통해 잘 전파된다. 얼굴에 바이러스가 묻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공기 중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얼굴에 살짝 스친다고 해도 계속 붙어 있을 확률은 적다. 손으로 비벼서 바이러스가 얼굴에 달라 붙으면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Q. 마스크나 손 소독제를 사용하면 좋을까?

 

(김성한 교수) "의미가 있다. 마스크를 쓰고 기침하면 바이러스가 마스크 밖으로 거의 안 나온다. 100%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많이 줄어 든다. 침이 얼굴로 튀는 것도 막아 준다. 일종의 방어막이라고 보면 된다."

 

(손장욱 교수) "특별히 유난을 떨 필요는 없긴하다. 기침, 발열같은 증상이 없는 이상 마스크를 쓸 필요까지는 없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한 번 뭍으면 48시간까지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런 것들은 락스 등 일반적인 소독제에 거의 죽는다."

 


◇평상시 활동.."너무 염려 안해도 돼"

 

Q. 술자리서 술잔 돌리기, 김치찌개 냄비에 숫가락을 담그고 같이 먹는 것은 어떻나?

 

(손장욱 교수) "기침이 나온다거나 하면 조심할 필요는 있다. 꼭 메르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릇에 숫가락을 함께 담근다거나 술잔을 돌리는 게 별로 좋은 것은 아니다. 자기 거 덜어 먹는 게 좋다."


Q. 감기 증상 없는 부모들이 평상시 애기랑 뽀뽀한다거나 손 잡아도 되나?

 

(김성한 교수) "메르스는 열이 나는 등 증상이 생긴 다음부터 감염력이 생기고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접촉했어도 증상이 없으면 절대로 전염되지 않는다. 물론 손을 잘 씻는 것은 기본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Q. 회사나 학교에서 전염될 가능성 높나?

 

(김성한 교수) "사스는 전염력이 강하고 위험하지만 메르스는 전염력이 강하지 않다는 게 과학적인 사실이다. 불필요하게 학원을 문닫는다든지, 여행을 안 간다든지, 모임을 제한하는 것은 필요 없다고 본다."


Q. 병에 걸렸을 경우 사망률은?

 

(김성한 교수) "건강한 의료진이 감염됐을 때 사망률이 4% 정도다. 4%면 굉장히 높은 거다. 독감에 걸려도 사망률은 0.5% 미만이다. 특히나 면역기능이 떨어지거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적인 질병이 있는 환자는 사망률이 굉장히 높다. 50%가 넘는다."

 

 

◇"병원 등 특수 상황에서 전파 잘돼"


Q. 지역 사회에서 환자 발생 가능성은?

 

(이재갑 교수) "지역 사회에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보건 당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구상해서 대응해야 하는 것은 맞다."

 

(천병철 교수) "지역사회 보다는 병원에서의 감염률과 전파율이 훨씬 높다."


Q. 병원에서 전파율이 높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재갑 교수) "병원 내 확산은 지역 내 확산과 다른 패턴을 보인다. 예를 들어 인공호흡기를 환자의 기도에 넣으면 호흡기에 있는 바이러스가 밀려서 입 밖으로 터져 나온다. 일시적인 상황이다. 환자들은 건강도 안 좋은데다 막힌 공간에서 여기 저기 옮겨 다니다보니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조건을 갖고 있다. 의료 기관과 지역 사회 감염 특성은 다르다. 따라서 방역의 초점은 의료기관 감염을 최대한 막아 환자를 최소화하는 데 있어야 한다."

 

Q. 병원 감염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천병철 교수) "작년 봄 중동 지역에서 유행한 메르스는 90% 병원에서 감염됐다. 병원 내 감염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지역 사회 감염을 막는 것보다도 중요하다. 3·4차 감염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메르스, 앞으로 어떻게 되나?

 

Q. 메르스가 더 유행할 것으로 보나?

 

(김성한 교수) "이번 주말에서 다음주 초까지가 고비다.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다."

 

(이재갑 교수) "노출자들이 진단되어 지금처럼 잘 유지된다면 아주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메르스 환자 수가 조금 더 많아졌다가 떨어지거나 이 상태에서 그냥 떨어질 거라고 본다."

 

Q. 메르스가 전염력이 강한 형태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김성한 교수)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 메르스는 유전자가 바뀔 경우 이것을 교정하는 효소가 있다. 사스의 경우에는 한 달 사이에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서 전염력이 높은 형태로 변했다. 하지만 메르스는 3년 째 중요한 변화가 없었다. 전염력이 확 바뀌는 중요한 변화는 발견하지 못했다."

 

Q.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감염자가 다른 사람을 전염시킬 확률은?

 

(김성한 교수) "증상이 없는 사람이 전염시킬 가능성은 굉장히 적다고 본다. 무증상인 사람들에게서 바이러스 많이 나오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다."


Q. 곧 여름이 된다. 기온적인 영향은?

 

(김성한 교수) "기본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 오래 산다. 건조한 겨울에 기침을 한 번 터뜨리면 전염이 잘 되는 이유다. 사스든 메르스든 더워지고 습해지면 바이러스 전염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중동에서 3월에서 6월 사이에 환자가 많았고 그 이후 줄었다. 그렇지만 메르스가 중동에서 유행하는 것을 보면 더운 환경에서도 조금 잘 돌아다니는 바이러스 같긴 하다."

 

▲ 메르스 바이러스 3D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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