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와 핀테크 등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벌여온 카카오(옛 다음카카오)가 지난해 부진한 성과를 냈다. 신규 서비스가 아직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주력 사업도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주력 광고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규모에 그쳤고 게임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간판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은 여전히 해외에서 헤매고 있을 뿐더러 작년 4분기 성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실망스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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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연결 기준) 884억원으로 전년(2089억원)보다 58% 감소했다고 5일 밝혔다. 매출은 9322억원으로 전년(8984억원)보다 3.7% 늘었고 순이익은 772억원으로 전년(1415억원)보다 절반 가량 감소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 택시호출앱 '카카오택시'와 간편결제 '카카오페이', 고스톱·포커류 게임 유통 등 신규 사업에 진출했으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펼쳐 왔으나 재무적으로 뚜렷한 성과가 없다.
여기에 간판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의 국내외 이용자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주력인 광고와 게임, 전자상거래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포털 다음과 카카오스토리 광고 등을 포함한 ▲광고 매출은 5838억원으로 전년(5834억원)보다 4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게임 매출은 2324억원으로 전년(2576억원)보다 오히려 252억원 감소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포함한 ▲커머스(전자상거래) 매출은 672억원으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과 카카오뮤직, 카카오페이 등이 포함된 ▲기타 매출은 487억원으로 전년(207억원)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4분기 성적은 광고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전분기(162억원)에 비해선 26% 늘었으나 전년동기(654억원)에 비해선 3분의 1로 급감했다.
매출은 2417억원으로 전분기(2296억원)에 비해선 120억원 증가했으나 전년동기(2540억원)에 비해선 4.8% 감소했다. 순이익 102억원으로 전분기(148억원)과 전년동기(517억원)에 비해 각각 마이너스 성장했다. 작년 12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페이지 개발사 '포도트리'의 지분 28.6%를 카카오에 무상으로 증여하면서 발생한 증여세 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5일)한 4분기 영업이익, 매출 추정치는 각각 271억원, 2551억원이다.
사업별로 뜯어보면 주력인 ▲광고 매출은 계절적 성수기 영향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3.8% 증가한 1484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다음' 검색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검색 영향력이 흔들리면서 전년동기(1654억원)보다 10%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작년 9월 11.6%에 그치면서 구글코리아(13%)에 추월당하며 3위 자리로 내려온 바 있다.
▲게임 매출은 57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선 11% 증가했으나 전년동기에 비해선 17% 감소했다. 하반기에 출시된 프렌즈팝, 백발백중, 킹오브파이터 등 신규 게임의 선전으로 전분기에 비해선 매출이 늘었으나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매출 하락과 손자회사인 온네트가 작년 8월 연결 매출에서 제외되면서 전년동기에 비해선 부진한 성과를 냈다.

▲커머스 매출은 227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48%, 59% 증가했다. 연말 특수 영향에 따라 선물하기 매출이 늘었고, 광고주 확대로 카카오스타일 매출 상승 및 카카오프렌즈 상품판매 호조 탓에 증가 추세다.
4분기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이용자수(MAU)는 4005만명으로 전분기(3921만명)보다 85만명 증가하는 등 포화 상태임에도 소폭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다만 국내 이용자를 포함한 글로벌 MAU는 4832만명으로 전분기(4846만명)보다 14만명 감소했다. 국내 이용자를 제외한 글로벌 MAU는 4분기 827만명으로 전분기(926만명)에 비해 무려 99만명이나 감소하는 등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영업비용은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 런칭과 관련한 마케팅과 카카오페이 프로모션 등 연말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4%, 17% 증가한 221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영업비용은 8438억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어나면서 실적에 부담을 줬다.
카카오는 올 해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게임 플랫폼 부문에서는 광고 모델을 적용해 추가 수익 창출을 지원하고, 게임 퍼블리싱 사업 직접 진출로 경쟁력 있는 모바일 게임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보성 비즈 메시징 서비스인 카카오톡 알림톡은 옐로아이디 등과 연계를 통해 마케팅 채널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O2O 영역에서는 상반기 중 카카오드라이버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