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내 3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공동성명서를 내고 최근 하나투어의 행동이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간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소위 '갑'의 관계에 있는 분석기업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증권사 매도 리포트 역시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상황에서 공동성명서 형태로까지 나온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반발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제의 발단은 교보증권의 하나투어 분석보고서였다. 지난달말 교보증권은 하나투어의 면세점 사업이 실적 증가에 기여하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1만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하나투어 주가는 이틀간 7%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관계자가 해당 애널리스트에 강하게 항의하고 기업탐방을 못하도록 하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 리서치센터 간담회를 개최했고 20여명의 리서치센터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성명서는 전날 논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조사분석 자료는 투자자를 포함한 자본시장의 소중한 인프라에 해당한다"며 "상장사의 성장성 등 기업가치에 관한 의견은 시장 참가자별로 다를 수밖에 없고 증권사 조사분석 자료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정보의 흐름이 전제되야 한다"며 "백가쟁명식 토론과 함께 합리적 비판이 가능한 기반 위에서만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애널리스트들도 시장 비판에 겸허히 귀 기울이며 상장회사와 대화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투자자로부터 신뢰받는 보고서의 생산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금투협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사태에 대해 "증권사 리포트에 대해 반론과 비판을 제기할 수 있지만 업체가 해당 증권사의 탐방을 막는 방식 등은 감정적인 처사였다"고 평가했다.
김준호 금투협 자율규제위원장은 "과거에도 비슷한 갈등이 있었지만 시장과 투자자를 위해 공론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똑같은 자료로 리포트를 작성해도 개인의 역량과 관점,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