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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2000억 증자...영업력 강화 '드라이브'

  • 2016.06.08(수) 18:40

재무개선 '발등의 불'...자본확충 위한 임시주총 계획
지난달에는 한화손보에 여의도 사옥 1300억에 매각

한화투자증권이 전방위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을 13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영업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8일 이사회를 열고 내달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신주 액면미달 발행을 통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예상하고 있는 증자 규모는 최저발행가 2245원에 2000억원이다. 다만 주식수와 발행가액, 주금납입일 등 세부사항은 임시주총에서 증자안에 대한 승인을 받은 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은 최대주주 한화엘앤씨 16.0%(이하 보통주 기준)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11.2%),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5.0%), 한화갤러리아(1.8%) 등 계열 주주사들이 43.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대형 증권사로의 야심을 키우기 시작한 때는 2008년. 외부 환경도 부추겼다.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표방한 자본시장법 시행(2009년 2월)을 앞두고 있었다. 한화첨단소재(옛 한화엘앤씨) 등 그룹사를 비롯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1893억원(발행주식 2600만주·발행가 7280원)의 유상증자를 실시, 1999년 3월 이후 11년만에 자본확충이 이뤄졌던 게 2008년 3월이다.

 

2010년 6월에는 3430억원을 들여 옛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했다. 이어 2012년 9월에는 아예 ‘한 살림’으로 합쳤다. 고객 자산관리에 강점을 가진 푸르덴셜투자증권을 통해 채널·영업인력ㆍ고객 등 자산관리 사업 역량을 키우는 한편 증권업계 ‘톱 10’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불운했다. 2011~2013년 적게는 134억원, 많게는 731억원 매년 예외없는 적자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영업 환경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고착화된 적자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전체 직원 21%(337명) 감원 등 경영 정상화 기반을 닦는 데도 나름 힘썼지만 약발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14년 88억원 흑자를 냈을 뿐 지난해 다시 12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올 1분기에는 순손실이 무려 65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ELS 발행잔고를 1조9000억원까지 급격히 늘렸다가 작년 6월 이후 홍콩 H지수가 급락하는 등 해외 시장 급변에 따른 대응에 실패하며 이른바 'ELS 손실 폭탄'을 맞은 때문이다.

 

이로인해 2011년 3월 말(연결 기준 9382억원) 1조원에 가까웠던 자기자본은 올 3월 말 716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언감생심, 현 자기자본 순위는 10위권 진입은 커녕 이 중반대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재무건전성이라고 좋을리 없다. 지난해 증권사 재무건전성 감독지표로 쓰였던 영업순자본비율(NCR, 적기시정조치 기준 150%)은 2010년 3월 말 542%에서 작년 말에는 반토막난 262.3%에 머물렀다. 올들어 새로 도입된 순자본비율 또한 251.3%에 불과하다.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 중대형 증권사(26개사) 중 분석 가능한 21개사에서 꼴지를 가까스로 면하는 수치다.  

 

재무구조 개선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한화투자증권은 앞서 지난달에는 서울 여의도 소재 본사 사옥인 한화금융센터빌딩을 관계사인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했다. 한화금융센터빌딩은 지하 7층, 지상 27층으로 한화손보와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이 나눠 소유하고 있는 건물로, 이 중 한화투자증권 소유의 지하 7층과 지하 1층, 지상 1~8층, 지상 11층을 이달 중 1327억원을 받고 넘겼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구노력으로 향상된 재무건전성을 토대로 이제부터 영업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며 “IB본부와 트레이딩본부 등 본사 영업부문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고, 본사 영업부문과 지점 영업부문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영업 수익기반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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