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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新머니전쟁]⑨업종별 투자 기상도

  • 2016.06.28(화) 14:38

원화약세 수혜·유럽 경제둔화 효과 엇갈려
당장은 환율효과 더 부각…IT·자동차 주목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증시에서 업종별 희비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브렉시트 자체가 국내외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당장은 원화 약세에 따른 수혜가 좀더 부각되면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 유럽의 경제 둔화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투자판단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 수출주, 환율 효과 더 부각

 

브렉시트가 현실화된 후 환율 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이미 파운드화가 31년래 최저치까지 하락하고 달러-원 환율 역시 1200원선에 육박하며 큰 폭으로 급등한 상태다.

 

한국의 대영수출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유럽의 경우 10%에 육박하고 향후 미국 등 전세계 수요 위축 가능성도 열려있다. 수출주의 경우 이처럼 유럽 수요 위축과 원화 약세에 따른 수혜가 동시에 존재한다. 어느 쪽의 무게감이 클지에 따라 수혜나 피해 정도가 갈릴 수 있다. 

 

내수업종은 브렉시트 여파가 대개 미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일부는 환율에 따른 여파가 불가피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위축 여파 또한 예의주시해야 할 전망이다.


저금리 심화에 더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업종도 득실 따지기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 은행과 증권은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교차하고 보험의 경우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심화로 가장 부담이 큰 업종으로 지목된다.

 

▲ 유상연 기자/prtsy201@

 

◇  IT·자동차, 달러보다 엔고 더 반가워

 

대표적인 수출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은 수출 감소 우려보다 당장의 환율 수혜가 좀더 부각되고 있다. 향후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은 부담이지만 환율 측면에서는 달러와 엔화 강세 여파가 긍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매출액이 월 5000억원인 전기전자 업체의 경우 달러-원이 10원 상승할 경우 한달 영업이익이 10억원 안팎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달러-원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삼성전기의 연간이익이 120억원 증가하고 LG이노텍은 100억원의 이익상승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전기전자 등 정보기술(IT) 업종의 경우 영국에 생산기지가 존재하지 않아 영국의 EU 관세 혜택  폐기에 따른 영향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이나 전자기기 부품 등은 영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어 영향이 미미하고,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은 2년의 유예기간 후 일부 관세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은 브렉시트에 따라  원자재 가격 하락 시 이머징과 미국 수요 부진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유가동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역시 환율 측면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달러뿐 아니라 엔화 강세로 일본업체와의 경합관계에서 유리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 역시 EU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아 소비 위축 시에는 부담이 커진다. 브렉시트로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최소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에 생산기지가 있는 현대차, 기아차의 경우 향후 관세부담도 발생 가능하다. 국내 자동차의 영국 판매에서 파운드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변동이 있을 수 있다.

 

◇ 철강도 환율 수혜..정유는 유가하락 주목

 

철강 역시 단기적으로는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에 긍정적이다. 엔화 급등에 따른 일본 철강사들의 수출 경쟁력 악화 수혜도 가능할 전망이다. 영국향 수출 비중은 0.5%에 불과해 영국 경기 둔화에 따른 파급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유럽은 11%선을 차지하고 있어 EU 회원국 탈퇴 여부는 변수로 지목된다.

 

수출비중이 큰 포스코의 경우 원화약세 수혜가 클 전망이며 현대제철은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아 원화약세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정유·화학업종은 단기적으로 유가 하락이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마진 개선 기대감이 상존한다. 정유화학의 유럽내 비중은 크지 않은 편으로 유가 흐름에 주로 좌우될 전망이다.

 

동부증권은 "정유·화학업종의 전반적으로 높아진 이익수준이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적으로 유가하락에 따른 이익 영향이 적은 화학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조선업체는 유럽 국가들의 경기 불확실성 확대가 선주사들의 관망세로 이어지면서 수주 감소가 우려된다. 다만 환헷지 비중이 높은 현대미포조선은 원화 약세가 2분기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다. 

 

◇ 내수업종, 직접적인 영향 제한적

 

건설주의 경우 해외건설과 국내건설 관련주 영향이 다소 갈린다. 달러 강세와 유가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해외 발주환경 악화가 신규수주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반면, 국내건설 관련주는 실제 영향이 제한적이고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 등은 긍정적일 수 있다. 단,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내수 경기마저 둔화되면 주택구매력도 저하될 순 있을 전망이다.

 

운송업체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다. 이 역시 글로벌 교역감소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요 감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운주들의 경우 원화 약세 수혜가 일단 점쳐지고 항공주의 경우 외화부채 보유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과 원화 약세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 등이 부담스러운 변수로 지목된다.

 

화장품, 의류, 유통업체들도 내수주에 속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며 환율 변동 영향만 받을 수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는 환율 수혜가 일부 있을 수 있고 엔화 강세는 중국 여행객 수요가 큰 화장품과 면세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원재료를 수입하는 음식료 업종의 경우 달러 가치 상승에 다른 원재료 가격 상승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수출비중이 작기 때문에 무역 관련 타격은 거의 없고 향후 거시경제 변수를 주목해야 할 전망이다.

 

제약주 역시 대다수가 내수 기반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생명과학은 수출 비중이 45.5%로 높아 상대적으로 수혜가기 기대된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업체들에 뒤처졌던 원료업체들도 수혜주로 지목됐다.

 

◇ 금융업종, 변동성 커..보험주, 적신호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금융주의 경우 금융시장이 당장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파급이 상당히 크다.

 

은행의 경우 저금리에 따른 마진감소가 더 심화될 수 있고 일부 은행의 경우 달러 강세에 따른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이미 외화건전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주도 증시 급락과 거래 위축이 옥죄고 있다. 유럽 증시가 흔들리는데 따른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다만 채권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유가증권운용손익(S&T) 등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보험사의 경우 저금리에 따른 내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가장 심각한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장기금리 하락으로 역마진이 심화된 상황에서 브렉시트는 이를 더 강화시킬 수 있다. 생보주와 손보주 가운데서는 그나마 역마진 부담이 덜한 손보주가 저평가 시 저가매수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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