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대 검색포털 네이버의 새수장에 대표적인 여성 정보기술(IT) 리더인 한성숙(49)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상헌(53) 대표이사는 내년 3월에 물러나고, 창업자인 이해진(49) 이사회 의장도 의장직을 내려놓는 등 기존 핵심 경영진은 2선으로 물러난다.
20일 네이버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헌 대표이사 후임으로 한성숙 서비스 총괄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내정자. |
한 대표 내정자는 인터넷 산업 초기부터 업계에 몸담아 온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숙명여대를 나와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 등 IT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 지난 2007년 네이버에 합류, 현재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국내 IT 업계에서 손꼽히는 여성 리더로, 포털 업계에서 처음으로 여성 CEO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한 내정자는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서비스로 엮어내는 실행력과 섬세함으로 서비스 변화를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PC 온라인 시대의 '강자' 네이버를 모바일 대표 검색포털로 성공적으로 변신시켰으며 동영상 서비스 '브이 라이브(V LIVE)' 등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 대표 내정자는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의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현 김상헌 대표는 한 내정자가 차기 대표이사직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 인수인계를 돕고 이후에도 경영자문으로서 회사의 글로벌 성장을 돕기로 했다.
지난 2009년 4월 네이버의 수장으로 오른 김상헌 대표는 네이버가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드물게 장수(8년)한 CEO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한게임 사업 분할과 라인 상장 등 회사의 굵직한 변화들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기도 했다.
네이버 창업주이자 구심적 역할을 하는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유럽과 북미 시장 개척에 매진하기 위해 내년 3월 의장직을 내려 놓는다. 이 의장은 네이버 등기이사직은 유지하지만,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다음 목표인 유럽 시장 도전에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이사회 의장은 향후 이사회에서 선임할 예정이다.
김 대표가 연임하지 않기로 하면서 네이버 이사진 변화가 불가피해 졌다. 현재 네이버는 김상헌 대표이사와 이해진 이사회 의장·황인준 사내이사 등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김 대표를 포함, 황인준 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