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엔씨소프트와 NHN엔터테인먼트가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내면서 주춤거렸다. 실적면에서 넥슨이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가 2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 양상이 이어졌다.
4개사 전체 영업이익의 개선을 이끈 것은 '맏형'인 넥슨의 힘이 컸다. 넥슨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134억엔)보다 22% 늘어난 163억엔(한화 1781억원)을 기록했다. 무려 1800억원에 달하는 분기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4개사 전체의 절반 이상(58%)을 차지했다.
넥슨은 엔화 강세라는 불리한 사업 여건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쟁사를 압도할 정도의 성적을 거뒀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184억엔)에 비해선 20억엔 가량 줄어든 수치이긴 하나 한국과 중국 사업 선전에 힘입어 전분기에 비해 30억엔이나 증가, 올 들어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443억엔으로 전년동기(498억엔)에 비해선 50억엔 가량 줄었으나 전분기(381억원)보다 16% 증가했다. 국내에서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가 뒷심을 발휘했고 중국에선 간판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여름 업데이트에 힘입어 실적이 껑충 늘었기 때문이다.
올 1~3분기 누적 매출은 1399억엔으로 전년 같은 기간(1445억엔)에 비해선 46억엔 가량 줄어든 수치다. 넥슨이 추정한 올 4분기 예상 매출이 393억~422억엔임을 감안하면 올해 연매출은 최대 1821억엔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해 연매출 1903억엔을 달성, 당시 환율(100엔당 약 950.6원)로 계산할 때 2조원에 못 미치는 1조808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올 들어 엔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연매출 2조원 돌파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현재 환율(100엔당 약 1066.4원)로 넥슨의 2016년 추정 매출은 1조9427억엔에 달하는데, 지금의 성장세라면 올해엔 국내 게임사 가운데 처음으로 2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신흥 강자 넷마블, 엔씨와 경합
모바일의 '강자' 넷마블게임즈는 글로벌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고공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영업이익이 매분기 증가하고 있으며,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전분기(3518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최대 기록(3594억원)을 경신했다.
장수게임인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 흥행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일본 등 해외서도 넷마블표 게임이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4분기부터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매분기 달성하면서 외형 규모만으로는 넥슨에 이어 이미 업계 2위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올 3분기에도 넷마블게임즈의 매출은 엔씨소프트 (2176억원)보다 무려 1400억원이나 많다. 영업이익은 엔씨소프트와의 격차가 불과 20억원 밖에 나지 않을 정도다.
아울러 올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74억원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던 지난해 연매출(1조728억원)에 근접했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은 물론 1조4000억원대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 엔씨·NHN엔터, 후반들어 힘빠져
대표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는 핵심 매출원인 리니지 시리즈의 부진 탓에 전체 실적이 가라 앉았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651억원으로 전년동기(506억원)보다 29% 늘어나긴 했으나 지난 2012년 4분기(1131억원) 이후 13분기만에 최대를 달성했던 전분기(861억원)에 비해 24% 감소했다.
매출 또한 전분기(2405억원)에 비해 10% 감소한 2176억원에 그쳤다. 대표 게임인 리니지1이 올 4분기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3분기엔 콘텐츠 업데이트와 프로모션이 뜸하면서 전체 실적도 밀렸다. 리니지1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3분기 기준으로 40%에 육박한다.
올 들어 깜짝 실적을 선보이던 NHN엔터테인먼트는 후반기 들어 급격히 힘이 빠지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동기 226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서긴 했으나 전분기(103억원)에 비해선 5분의 1 토막이 났다. 살아나던 웹보드 게임이 주춤했고, 일본 주력 게임 '디즈니쯔무쯔무' 등이 '포켓몬고' 흥행에 타격을 받아 맥이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