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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 상장폐지 초강수 둔 이유

  • 2016.11.25(금) 10:57

싸이월드 떼고 네이트 집중, '성과 없어'
과감하고 빠른 의사결정 위해 극약처방

미니홈피 '싸이월드' 이후 뚜렷한 흥행 서비스가 없어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SK컴즈가 자진 상장폐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모회사 SK텔레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을 통해 더 과감하고 빠른 사업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지난 2011년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무려 20분기째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으려는 극약 처방이기도 하다.

 

25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SK컴즈는 전날(24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SK컴즈의 SK텔레콤 완전자회사 편입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SK컴즈 지분(64.54%)을 제외한 나머지를 주식교환(1주당 2814원의 현금 교환)을 통해 전량 취득하는 방식으로 100% 자회사로 두게 된다.

 

주식교환 작업은 내년 1월3일 열리는 SK컴즈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2월 마무리된다. 주식교환이 종료되는 내년 2월에 SK컴즈는 상장폐지된다. 이로써 SK컴즈는 지난 2007년 11월 엠파스와의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한 이후 약 10년만에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SK컴즈는 한때 미니홈피 싸이월드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모바일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이용자가 빠지면서 지난 2014년 싸이월드를 분사했다. 이후 현재 남아 있는 포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에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검색포털에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에, 모바일 메신저 및 인맥구축서비스(SNS)에선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에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면서 존재감을 잃었다.

 

경영 실적도 나빠졌다. 올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 22억원을 내면서 전분기 24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올 1~3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7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손실(89억원)의 85%에 육박한다.

 

이로써 SK컴즈는 지난 2011년 4분기 40억원을 시작으로 올 3분기까지 20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올해에도 흑자전환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5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SK컴즈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자 올해 초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 공시 규정에 따르면 최근 4사업연도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고, 5년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지면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

 

SK컴즈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초 포털사업 전문가인 박상순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 이를 계기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흑자전환을 노리기도 했으나 아직 이렇다할 성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SK컴즈가 자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것은 지금의 지배 체제에선 과감한 사업 추진 및 빠른 의사 결정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모색해야 하지만 상장사다 보니 주주들의 의견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작년말 기준 SK컴즈의 소액주주 보유 주식비율은 31.76%이며, 전체 소액주주 수는 1만2154명으로 비율로는 99.96%를 차지한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선 단기간 비용 부담 등이 불가피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적자를 내다보니 소액주주들의 동의를 쉽게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상장폐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한 SK컴즈는 인터넷 플랫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털 네이트를 운영하면서 쌓아온 서비스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살려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차세대 플랫폼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네이트 포털, 싸이월드 등 천만 단위 고객 대상의 서비스 운영 경험을 보유한 SK컴즈의 사업 역량을 활용하여 차세대 플랫폼 사업 추진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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