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ELS)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면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했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운용사는 가파른 주가 상승과 함께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에 나서면서 오히려 수익이 뒷걸음질했다.
◇ 증권사 1분기 순이익 9755억원…전분기의 3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53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975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3260억원보다 199% 급증했다. 지난 2010년 이후로만 따지면 2015년 2분기 1조2019억원, 2015년 1분기 976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분기 실적이다.
ELS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ELS 발행금액은 19조891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10조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외 증시 상승과 함께 ELS 조기상환과 재발행이 크게 늘었고 판매 수수료 수입 확대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파생상품 관련 순이익이 936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7484억원의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인 덕분에 채권 관련 순이익 역시 전분기 25억원에서 7775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전체 자기매매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주식 관련 순이익이 511억원에 그치면서 전분기보다 70%나 급감했지만 전체 자기매매 이익은 1조7654억원으로 전분기 5742억원의 손실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수수료 수익은 1조881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4% 늘었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수탁수수료가 8.6% 늘어나면서다. 반면 투자은행(IB) 관련 수수료는 3421억원에 그치면서 전분기보다 8.6% 감소했다.
◇ 차익 실현 환매 행진에 운용사 40% '적자'
반대로 자산운용사들은 증시 호황에도 웃을 수 없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피에 갇혀 있는 동안 주식형펀드에 발목이 잡혀있던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과 함께 되레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대거 펀드 환매 행렬에 동참한 탓이다. 이 때문에 전체 175개 자산운용사 중 40%에 해당하는 73개사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 1분기 175개 자산운용사의 전체 순이익은 1121억원에 그치면서 지난해 1분기보다 17% 넘게 줄었다. 전분기 688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지만 매해 4분기는 통상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 재분배 차원에서 환매에 나서면서 순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 단순 비교는 어렵다.
영업외이익을 제외하면 올해 1분기 성적표는 더 좋지 않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자산운용사 전체 수수료 수익은 471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69억원줄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14.8% 줄어든 1428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지분법이익 등의 효과로 영업외이익이 667억원 늘어난 덕분에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전반적인 업계 분위기는 좋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추가 환매 우려가 크다"면서 "환매로 인한 수수료 감소가 2분기 중 마무리되면 새로운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