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포함한 모험자본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의 필요성과 함께 기업과 자본시장의 역할을 3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크라우드펀딩은 다수의 일반 대중으로부터 소액의 투자자금을 모아 스타트업을 비롯해 창업 초기 단계 기업들을 주로 지원한다. 그렇다면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기업들은 과연 어떤 곳일까.
한국예탁결제원이 21일 주최한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 IR 콘서트에선 크라우드펀딩으로 초기 자금을 마련해 사업을 시작하고, 추가 성장을 위한 2차 펀딩에 나선 10개 기업을 만날 수 있었다.
◇ 수제맥주와 의료기기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를 모은 세븐브로이의 자회사 세븐비어는 올해 초 222명의 투자자로부터 3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청와대 만찬 맥주로 알려진 세븐브로이는 맥주 펍에서 시작해 수제 맥주 생산업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크라우드펀딩의 도움을 받았다.
최근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생산시설을 더 늘릴 계획이다. 김교주 세븐브로이 이사는 "대형 유통회사를 포함해 다양한 판매처에서 납품을 예약받고 있는데, 워낙 규모가 작아 생산시설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
지난해 10월 111명의 투자자로부터 3억원을 모은 에이치엔써지컬도 눈길을 끌었다. 에이치엔써지컬은 외과수술에 필수적 의료기기를 전문으로 연구개발하고 생산한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혈관 결찰용 클립(혈관을 묶어주는 클립)을 처음으로 국산화해 국내외로 공급을 시작했다.
◇ 요리체험과 반려동물 인식표까지
흥미로운 기업들도 많다. 쿡박스는 요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업 회식에 자체 개발한 요리키트와 요리체험을 제공하는 요리워크샵 '팀쿡',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에듀쿡', 리조트와 연계해 단체숙박 요리체험을 제공하는 '베틀쿡'·'힐링쿡'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네오팝은 반려동물 LED 인식표를 만드는 회사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LED 인식표인 펫밴드에 주인과 집주소, 연락처 등 원하는 문구를 입력할 수 있고, 반려동물의 위치도 파악할 수 있다. 앞으로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펫카페와 미용실, 동물병원 등 편의시설을 안내해 주는 서비스도 연계해 제공할 계획이다.
서영진 네오팝 대표이사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가지고 아이디어와 기술을 다양하게 접목하려고 한다"며 "5년 안에 투자금을 10배 이상으로 만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크라우드펀딩 덕에 사업화
주차와 골프 예약업체도 눈에 띈다. 주차 앱 '파킹팍'으로 알려진 와이즈모바일은 앱을 통해 전국 3만5000여개 주차장 정보와 함께 수도권 160여개 제휴 주차장을 예약·할인·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바일골프는 골프장과 숙박 등 골프 여행에 필요한 패키지를 하루 단위로 묶어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크라우드펀딩 IR콘서트에 참여한 기업 대표들은 "아이디어와 기술은 가지고 있는데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많았다"면서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하면서 매출이 생기기 시작했고 앞으로 추가 펀딩과 함께 마케팅을 확대해 사업을 더 확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