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B증권을 1년 동안 이끈 윤경은·전병조 투톱 체제가 1년 더 이어진다. 옛 현대증권과 옛 KB투자증권 통합 후 출범 1년의 성적표가 무난했다는 평가 덕분이다.
KB자산운용 역시 기존 단일 대표에서 투톱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체투자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KB금융지주는 20일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11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선정된 후보는 해당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 (왼쪽부터)윤경은 현대증권 사장과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
◇ KB증권 통합 후 각자 대표 체계
KB금융지주는 KB증권의 윤경은·전병조 각자 대표를 대표이사 후보로 재선정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1년이다.
옛 현대증권과 옛 KB투자증권의 합병 후 윤경은 대표는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맡고, 전병조 대표는 투자은행(IB) 부문을 이끌어 왔다. 합병 당시 각자 대표 체계로 경쟁 구도를 만들어 짧은 기간 합병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었던 만큼 이번 인사에선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게다가 KB증권이 초대형 IB 주요 업무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연내 받지 못하면서 변화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올해 빠르게 조직 융합을 이뤄냈고, 양호한 영업 실적을 이끌어 낸 점이 두사람 모두 연임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B증권은 올해 1분기 1088억원 순이익을 달성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다만 양호한 영업 실적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는 현대저축은행 매각 관련 비용이 반영되며 적자로 돌아섰고, 3분기 역시 각종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410억원의 흑자에 그쳤다.
◇ KB자산운용, 투톱 체제로 대체투자 강화
KB자산운용은 각자 대표 체제 도입을 통해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 강화에 나선다. 조재민 현 대표가 전통자산 부문을 맡고 이현승 현대자산운용 대표가 대체자산 부문을 이끌게 된다.
이현승 대표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메릴린치증권 투자은행(IB) 부문 이사, GE에너지코리아 사장, SK증권 사장, 코람코자산운용 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인수 당시 현대자산운용을 패키지로 인수했고 다시 키스톤PE에 매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이현승 대표의 KB금융 복귀가 점쳐졌다.
그간 KB자산운용은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분사 등을 고려했지만 이를 접고 각자 대표 체제로 선회했다. KB자산운용은 "대체자산 투자 증가 능 고객 니즈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조직을 전통자산과 대체자산 부문으로 분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