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 시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선택지는 적다고 하면 적고 많다고 하면 많은데요. 4차 산업이란 명칭이 달린 펀드는 10여 개 남짓, 국내에 상장된 ETF는 4개 정도입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이들의 성과는 꽤 좋았습니다.
다만 각각의 펀드들이 담고 있는 종목 대부분이 기술주에 속하지만 다양한 업종으로 세분화된 펀드들도 있습니다. ETF 기초지수도 각기 다릅니다. 투자자로서는 또 한 번 고민에 부닥치는데요. 전문가들도 펀드 내 편입된 기업들이 모두 다르고, 이들 기업의 실적들을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조언합니다.
◇ 4차 산업 펀드 전성시대
4차 산업 이름이 들어간 펀드는 어느 새 10곳을 넘어섰습니다. 기존 펀드명을 바꾼 것은 물론 지난해 새롭게 출시된 4차 산업혁명에 투자하는 펀드가 속속 출시됐는데요. 아직 설정일이 1년이 지났지만 자금도 제법 유입됐고 성과도 양호합니다.
특히 KTB글로벌4차산업 1등주는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주요 투자종목을 밝힌 펀드들을 보면 국내 주식과 글로벌 주식에 각각 집중하거나 두 주식들을 적절히 섞은 조합 등 다양합니다. 중국 쪽에 특화된 펀드도 눈에 띄고요.
언뜻 보면 4차 산업혁명과 연관이 없어 보이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하면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이 더 연관이 깊을 것 같지만 대체로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은 공통적인 트렌드로 보이네요.
◇ ETF도 라인업…기초지수 제각각
ETF 상장도 활발했습니다. 4차 산업 명칭을 단 4개 펀드가 출시됐고 출시 후 최대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내고 있습니다.
다만 각자 다른 기초지수를 추종하면서 수익률 사이에 약간의 편차가 있습니다. TIGER 글로벌4차산업혁신신기술 ETF는 모닝스타 기하급수적 성장기술 지수(Morningstar Exponential Technologies Index)를 기초지수로 하는데 섹터 비중의 경우 기술 섹터에 쏠림이 없는 광범위한 투자합니다. 헬스케어 31.4%, 기술 29.5%, 산업 13.3%, 통신서비스 10.4% 등의 순입니다. 구성종목 중에는 아마존, 테슬라, 노바티스, 페이팔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KODEX 글로벌4차산업로보틱스는 나스닥에 상장된 로보 글로벌 로보틱스 오토메이션(ROBO Global Robotics & Automation PR)을 추종합니다. 이 ETF는 아이로봇, 화낙, 오므론, IPG포토닉스 등 주로 로봇 업체들을 담고 있는데요. 로봇에 특화된 전문 펀드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KINDEX 미국4차산업인터넷은 다우존스 인터넷 종합지수를, KBSTAR 글로벌4차산업IT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글로벌 1200 인포메이션 테크(S&P Global 1200 Information Tech)를 각각 기초지수로 합니다.
◇ 유의할 점은
4차 산업혁명은 개념 자체가 다양한 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하나의 분야로 단정 짓고 접근하는 투자는 답이 없습니다. 세부적인 부분을 따지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셈이죠. 단순히 유망하다고 덜컥 다 사보기엔 리스크도 적지 않고요.
전문가들의 조언도 비슷합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ETF에서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들의 실적 체크는 기본 중에 기본이라며 특히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FANG 기업들의 주가 전망은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NH투자증권도 "4차 산업혁명 ETF들의 기초지수를 분석해보면 성격이 조금씩 다른 것을 알 수 있다"며 "TIGER 글로벌4차산업혁신신기술 ETF는 4차 산업혁명 테마에 고르게 투자하는 반면 KODEX는 ROBO 그리고 KINDEX는 인터넷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4차 산업혁명 테마에 맞는 ETF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밖에 국내는 아직 이르지만 해외에서는 올해 안에 블록체인 ETF나 드론 ETF 등 특정 4차 산업 기술에 투자하는 ETF가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국내 펀드 상품 개발에 영향을 주거나 이에 간접투자하는 재간접 투자 펀드 출시 여부도 주목받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