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관련 상품 출시 봇물
오는 5일 코스닥 벤처펀드가 대거 출시된다. 50여개의 운용사가 100여개의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50%를 벤처기업에 투하는 펀드다. 벤처기업 신주 15%, 벤처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종목의 신주와 구주에 35%를 투자한다.
정부는 펀드 활성화를 위해 벤처펀드를 출시하는 운용사에게 코스닥 공모주 물량 30%를 우선 배정하기로 해 운용사의 참여도를 높였다.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중소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벤처펀드가 활기를 띠고 있다.
KRX300 통합 벤치마크에 이은 정부의 코스닥 살리기 핵심카드다. 앞서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합한 새로운 지수 'KRX300'이 도입된 후, KRX30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다. 이어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KRX300 2배 레버리지 펀드를 내놓으면서 다양한 상품 출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도 운용업계는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 펀드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4차 산업 관련 수혜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운용업계 속내는?
운용업계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KRX300 관련 상품은 대형사와 중형사 모두 적극적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하나의 상품에 담을 수 있고, 지금 당장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끌고 간다면 정책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 향후 지수를 다양하게 이용해 여러 상품을 개발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수를 내놓고 활성화하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판을 깔아줬을 때 업계가 함께 키워보자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벤처펀드와 4차 산업혁명 펀드는 조금 다르다. 우선 벤처펀드는 정부의 공모주 우선 배정 인센티브로 중소형사들이 나섰지만, 일부 대형사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50% 투자 요건으로 펀드의 수익률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벤처펀드에 50%를 투자하면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 부담도 크다.
4차 산업혁명 펀드도 마찬가지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4차 산업혁명 펀드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코스피 대형주 비중이 크거나, 글로벌 펀드로 한국 비중을 현저히 낮춘 상품이 대부분이다. 코스닥 종목 비중을 높여서는 리스크 관리가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효과 기대감과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코스닥 관련 상품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상품의 사업성과 수익률, 안정성 등을 고려해야 해서 섣불리 모든 상품에 접근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