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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워치]"고수익-고위험 상품"

  • 2018.03.27(화) 11:10

[가상화폐 10문10답]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ICO, 매우 위험하지만 계속 금지하진 못할 것"

"현재의 가상화폐는 거래패턴과 가격 변동성, 사용처 등을 고려할 때 투자수단으로 보는 것이 실증적으로 옳습니다. 고위험-고수익 투자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27일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기존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와 비슷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 자신의 위험회피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상화폐 공개(ICO) 시장은 18세기 영국의 남해회사 버블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사업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업 계획서를 가지고 매우 큰 액수의 자본을 짧은 시간에 조달할 수 있는 구조는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그는 투자자를 시장에서 한걸음 떨어뜨려 놓는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형평성 측면에서 ICO가 영원히 금지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인 홍기훈 교수는 시드니공과대학에서 디지털 화폐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했고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홍 교수는 오는 4월 26일 비즈니스워치가 '가상화폐 탐구생활'을 주제로 개최하는 '머니워치쇼 시즌6'의 강연자로 나선다.

 

다양한 재테크 주제를 다뤄온 머니워치쇼는 이번 시즌6에서 아직 정의부터 의견이 분분한 가상화폐에 대한 기본기는 물론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와 매력, 향후 전망 등 A부터 Z까지 풀어갈 예정이다. ☞ 머니워치쇼 신청 페이지

 

이에 앞서 비즈니스워치는 강연자들을 대상으로 문답 형식의 사전 인터뷰를 준비했다. 다음은 홍기훈 교수와의 10문 10답이다.

 

- 가상화폐 하면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 버블, 투기, 금융의 매우 원시적인 형태, 기술이 너무 강조된 나머지 가장 근본적인 역할을 잃어버린 시장, 혁신을 가장한 탐욕,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보여 준 블록체인, 그러나 시장에 만연한 사기성 ICO(가상화폐 공개) 등등.


- 해외 신규 코인이 나올 때 개발자나 대표들이 유독 한국을 관심 있게 본다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

▲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공급이 희소해서 (상대적으로 마이닝이 적어) 소유량은 적고 거래량은 많은 전형적인 투기 시장의 거래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인구가 많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고위험-고수익 투자처를 원하는 투기성 자산의 투자 회전율이 매우 높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은 가상화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시장이고,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외 개발자들이나 대표들이 한국을 관심있게 본다고 생각한다.

 

- 블록체인과의 관계는
▲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이용한다는 점 이외에는 블록체인과 큰 상관이 없다.
만약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한다면 가상화폐 시장이 아닌 전통적인 금융시장을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있어 가상화폐 시장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다.


- 가상화폐, 암호화폐 뭐라 부르는 게 맞나
▲ 일단 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모두 정확하지 않은 이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가상통화, 가상화폐, 암호화폐 그 어떤 호칭으로 불러도 상관없다. 해외에서도 Virtual Currency, Digital Currency, Crypto Currency, Bitcoin 등의 호칭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 화폐로서의 가상화폐와 투자수단으로서의 가상화폐 뭐가 더 맞나
▲ 현재 거래패턴과 가격의 변동성 그리고 사용처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투자수단으로 보는 것이 실증적으로 옳다.

 

- 바람직한 가상화폐 투자법, 접근법은
▲가상화폐는 고위험-고수익 투자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투자자가 스스로 위험회피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미래의 기대수익뿐 아니라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와 비슷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 국내 ICO가 금지되고 있는데
▲ 현재 ICO 시장은 18세기 영국의 남해회사 버블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성이 전혀 검토되지 않은,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사업성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지 않은 기술에 대한 설명만 있는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매우 큰 액수의 자본을 짧은 시간에 조달할 수 있는 구조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규제 기관의 목적은 특정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을 포함한 사회구성원들을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의 룰을 제공하는 데 있기 때문에 높은 손실에 대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한걸음 떨어뜨려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형평성 측면에서 ICO가 영원히 금지될 수는 없다.

 

- 자금세탁이나 탈세 등 위법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은
▲ 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화폐는 완전히 추적이 가능해 거래소에서 환전하는 순간 익명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일본의 코인체크에서 잃어버린 가상화폐들을 추적하지 못한 사례를 볼 때 이 주장은 아마도 거짓일 것이라 생각한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또는 여러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블록체인 기술의 안정성은 훨씬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정성이 떨어지는 기술에 의존하는 사후대책보다 미리 익명성에 의존한 자금세탁, 탈세 등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금융실명제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상화폐를 구매하는 은행 계좌에 대한 신고, 보고 및 추적으로 가능하다. 1월말 시행된 가상화폐 구매계좌 실명제는 이러한 노력의 일부로 볼 수 있으며 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본다.

 

- 가상화폐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가상화폐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될 시기가 올까
▲ 현재 대한민국에 20년, 30년 뒤의 미래를 보는 현자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는데 미래를 위해 집착하는 모습은 소모적일 수 있다. 미래에 가상화폐가 보편적으로 쓰일지, 쓰이지 않을지는 너무나도 많은 조건과 가정을 바탕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먼 미래에 대한 합리적 추정은 미래학자들의 몫이지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의 불안정성, 시간적 에너지적 비효율 그리고 가상화폐의 높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서는 가상화폐가 보편적으로 쓰이지 못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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