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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간단치 않은 절차

  • 2018.04.06(금) 15:41

(35)Part3. 부동산: 경매 절차


2018년 4월 6일. "등하원 도우미 없이는 힘들어요." 많은 워킹맘의 고민이다. 친정 어머니나 시어머니,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돈을 지불하고라도 도우미를 구해야 한다.

"요즘 일찍 문을 여는 어린이집도 많던데, 맡기고 출근하면 되잖아요." 아이를 아직 낳지 않은 미혼 후배들이나 워킹맘의 생활을 알 리 없는 일부 높으신 분들의 주장이다.

아이가 어른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 세수하고 옷 입고 밥 먹고 후딱 준비하고 나오면 되는 줄 아는 거다. 맡기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준비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테다.

일단 엄마와 아이가 동시에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엄마는 모든 출근 준비를 마쳐야 한다. 준비를 마치면 자는 아이를 깨워야 한다. 그런데 다 큰 아이도 아니고, 본능에 충실한 어린아이의 졸린 눈을 뜨게 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겨우 잠에서 깬 아이는 잠결에 밥을 먹어야 한다. 어른이야 아침 정도 건너뛴다지만 아이는 배가 고프면 배가 찢어지는 고통을 겪는다 하니 간단히나마 아침을 차려줘야 한다. 숟가락을 들고 퍽퍽 퍼먹으면 좋겠지만, 세월아 네월아 한 숟가락도 몇분째 먹는다. 깨끗이나 먹으면 다행인데, 옷이며 얼굴이며 밥풀이 덕지덕지다.

대충 배만 채울 정도로 먹이고 서둘러 씻기고 옷을 입힌다. 옷 입히는 것도 어찌나 힘든지, 자기가 입을 거라며 도와주는 것도 거부하니 또 세월아 네월아다. 대충 준비가 끝나면 준비물을 챙겨 등원을 시켜야 한다. 어른 걸음으로 5분이면 가는 어린이집이지만 아이와 함께 가려면 이 역시 4배는 족히 걸린다. 아무리 서둘러도 아이를 준비시키는 데만 기본 한시간이다.

그렇게 등원을 시키고 출근길에 오른다는 것은 나로선 시간적으로도 불가능이지만, 간혹 출근 시간이 늦어 등원 후 출근하는 주변 워킹맘들을 보면 존경심이 생긴다. 아마 등원을 마친 아침 8시가 그에게는 저녁 8시의 느낌일 테다.

어렵고 복잡한 절차일지라도 그렇게나마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 처지다.


경매 절차 한눈에

경매에도 절차가 많다. 다소 어려울 수도, 복잡할 수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시세보다 싸게 원하는 물건을 내 손에 넣으려면 감수해야 한다.

우선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돈을 갚지 않은 채무자의 부동산을 팔아 자신의 돈을 돌려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경매를 요청하면 경매가 시작된다.

만약 채권자가 돈을 빌려줄 때 부동산을 담보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면 소송 없이 경매 신청을 할 수 있는 임의경매가 된다. 하지만 빌려 간 돈을 받기 위해 채무자의 부동산에 가압류를 설정해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을 신청해 승소하면 경매를 진행하는 형태가 강제경매다. 임의경매는 이미 돈을 빌려줄 당시 부동산의 가치를 파악해 담보로 잡은 물건이기 때문에 권리 관계가 상대적으로 단순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편하다.

법원의 집행관은 경매로 팔 부동산의 상태와 가치를 따지는 현황조사와 감정평가를 한다. 또 배당요구 종기일까지 돈을 돌려받아야 하는 권리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사건 관할 경매계에 배당을 신청해야 한다.

감정평가를 통해 해당 물건을 경매로 팔아 채권자들에게 모두 배당을 할 수 있는지, 경매 절차에 문제가 없는지 판단이 끝나면 법원은 경매일정을 알려주는 매각공고를 법원 게시판과 대법원 법원 경매정보 사이트에 공고한다.

예고한 매각기일이 되면 경매가 실시되는데, 법원에서의 입찰 과정은 뒤에서 자세히 살펴본다. 참여자가 없어 유찰되면 다시 매각 기일 지정부터 시작된다.

만약 가장 높은 금액을 쓴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나타나고, 해당 낙찰자에게 매각해도 문제가 없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매각허가결정이 난다. 낙찰 후 7일 동안은 항고 기간인데, 이 결정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지켜보고 문제가 없으면 매각허가결정을 확정한다.

하지만 종종 낙찰자의 매수 능력이 없거나 경매 진행 중 해당 부동산이 훼손되거나, 중대한 권리 관계가 변동된 경우, 경매 절차에 중대한 실수가 있는 경우 이의신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법원 매각 기일 풍경은

경매는 법원이 정한 기일에 모두 모여 입찰하는 기일입찰 방식과 일정한 기간 안에 입찰 서류를 직접 또는 등기우편으로 법원에 제출하는 기간입찰 방식이 있는데, 대부분 기일입찰로 진행된다.

기일입찰 당일 법정에 도착해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의외로 당일에 작은 실수로 낙찰을 받지 못하거나, 보증금을 날리는 경우까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경매법정에 갈 때는 입찰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보증금과 함께 본인이 직접 입찰한다면 도장과 신분증을 챙기고, 대리인 자격이라면 불참한 사람의 위임장과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등을 지참해야 한다.

경매법정에 도착하면 법정 게시판에서 취하, 변경사항 확인을 위한 매각물건 목록을 확인해야 한다. 당일에 경매가 취하되거나 매각기일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확인은 필수다.

집행관이 변동사항과 입찰방법, 주의사항, 진행사항등을 고지해주고 매각 개시를 선언하면 시작이다. 또 입찰 서류를 열람할 수 있는데 특히 매각물건명세서는 직전에 한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입찰표, 매수보증금봉투, 입찰대봉투를 수령해 기재대에 가서 입찰표를 작성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낙찰받고자 하는 금액 표기다. 0을 하나 더 써서 1억대 물건을 10억에 낙찰받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이 경우 개인의 실수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그렇다고 10억을 주고 1억짜리 물건을 살 수는 없으니 보증금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또 간혹 자신의 입찰 금액을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초보 경매 투자자들이 있는데, 낙찰을 포기하는 지름길이다.

새로운 경매 물건인 경우 감정가의 10%, 재매각 건은 20~30%를 보증금으로 준비하고 보증금은 매수신청보증금 봉투에 넣어 봉인한다. 또 이 봉투를 다시 노란색 입찰대봉투에 넣고 기재한 후 봉인한다. 입찰대봉투를 집행관에게 가져가 봉투의 일련번호를 받고 수취증의 절취선에 날인을 받아 집행관이 분리해주면 보관한다. 입찰대봉투를 투찰함에 투입하면 내가 할 일은 끝난다.

이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입찰이 마감되고 10~15분 후면 개찰이 시작된다. 집행관이 사건번호 순으로 최고 가격을 써낸 사람을 최고가매수신고인으로 결정한다.

최고가매수신고인은 보증금 영수증을 받고, 나머지 입찰에 떨어진 사람들은 매수보증금을 반환받게 된다.


경매의 팔할은 명도?


낙찰 후 항고기간을 거쳐 최종 낙찰자로 결정이 되면 낙찰자는 법원에 잔금을 내고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완료해 법적으로 집주인이 된다. 법적으로는 집주인이지만 경매에서는 낙찰받은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을 내보내는 명도 과정이 남아있다. 때에 따라서는 경매 과정에서 명도가 가장 어렵다고 할 정도다.

거주자가 스스로 집을 비워준다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물론 대부분 이사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에서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은 강제집행 비용으로 예상했던 금액 정도를 이사비로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점유자가 터무니없는 이사 비용을 제시할 경우에는 내가 지불할 용의가 있는 마지노선을 제시하고, 그대로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명도 합의를 진행하더라도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서 낙찰 잔금을 납부할 때 인도명령을 신청해두는 것이 좋다. 미리 신청해두면 명도 합의가 되지 않았을 경우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합의 과정 중이라도 점유자가 법원으로부터 인도명령 결정문을 받으면 합의가 순조로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도명령 결정문만으로도 점유자가 집을 비우지 않는다면 낙찰자는 강제집행을 신청한다. 집행관이 점유자를 찾아가 강제집행을 하겠다고 알리고 집행 당일 집행관들이 강제로 끌어낸다. 사실 강제집행이라는 제도가 있고, 이렇게 되면 이사비용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끝까지 안 나가고 버티는 점유자는 드물다.

다가구주택이나 상가, 원룸주택 등을 낙찰받은 경우에는 점유자가 많다. 해당 점유자들과 전월세 연장 계약을 다시 하거나 명도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따로따로 만나되 모든 점유자에게 똑같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팁이다.

또 명도 과정에서 놓치는 부분이 관리비다. 미납된 관리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점유자를 내보냈다고 좋아하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관리비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명도 전 미납 관리비를 확인하고 명도 협의 내용에 반영해야 한다.

점유자들과 얼굴 붉히는 일이 어렵거나 하기 싫다고 겁을 먹고 명도 때문에 경매를 꺼리는 투자자도 간혹 있다. 하지만 명도 과정만 전문 컨설팅 업체에 맡길 수도 있으니 다양한 접근 방법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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