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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한 채권·썰렁한 금…안전자산끼리 왜?

  • 2018.07.13(금) 13:54

무역분쟁 불확실성에 채권값 올라
금은 부진…달러강세 지속여부 관건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확산하며 위험자산 전반이 주춤한 가운데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과 금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긴축 행보에 부진이 예상됐던 채권은 국채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뛴 반면, 대표 안전자산인 금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

 

금의 경우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에 눌린 영향도 크지만 시장에서는 무역분쟁을 배제할 경우 아직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물가 상승 속도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답을 찾고 있다.

 

 

◇ 채권 금리 다시 내리막길

 

올해 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미국의 본격적인 긴축 행보로 금리 상승 공포에 시달렸다. 채권의 시대도 종말을 고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무역분쟁이 이런 분위기를 뒤집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는 대신 안전한 국채를 중심으로 몸값이 다시 오른 것이다. 올해 성과가 좋은 몇 안되는 투자자산으로 꼽힐 정도다.

 

채권 시장에서는 무역분쟁으로 금리 인상 속도와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고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완화됐다. 국고채 3년물 월간 평간 금리는 지난해 12월 2.13%에서 올해 2월 2.27%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2.12%로 낮아진 상태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투자도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채와 통안채 등 7조5000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고 전체 채권 보유 규모도 지난해 98조5000억원에서 110조6000억원까지 증가했다.

 

 

◇ 금, 무역분쟁 이후 되레 하락 속도 키워

 

이와 반대로 대표 안전자산인 금값은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대개 글로벌 시장이 불안하면 금값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이번엔 공식이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온스당 1300달러 선에서 등락하던 금값은 오히려 무역 분쟁이 격화된 후 내리막길을 타면서 1250달러대 중반이 깨졌다. 여기에는 금보다는 달러가 더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며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미국 달러는 최근 무역전쟁 심화 이후 3개월간 주요 통화 대비 5% 뛰어올랐다. 금 등 원자재 가격은 달러와 반대로 움직여 달러가 약세일 때 가격이 오른다.

 

달러의 경우 무역분쟁 여파에 더해 미국의 견조한 경제 상황과 본격적인 긴축 행보까지 맞물려 최근 꾸준히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물가 상승은 여전히 더디면서 인플레이션 헤지용으로 각광받는 금에 대한 관심은 덜한 모습이다.

 

◇ 무역전쟁 변수 완화된다면?

 

이처럼 엇갈린 행보를 놓고 시장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채권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 선호가 크지 않다는 점도 눈여겨 보고 있다. 무역분쟁 여파로 시장이 뒤숭숭하지만 이를 배제할 경우 시장 환경이 크게 나쁘진 않기 때문이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최근까지 계속 악화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11월 중간선거 시기를 전후해서 연말께는 완화될 것이란 데 무게를 싣고 있다.  DB금융투자는 "(현 상황은) 무역전쟁이 아닌 산업 견제의 시작으로 본다"며 "미국의 중간 선거 이후에는 달러 폭락 압력이 잠재해 있다"고 판단했다.

 

채권의 경우 연말까지는 시간을 벌면서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완만한 금리 상승 전망 자체에는 큰 변함이 없는 상태다. 다만 무역분쟁 장기화 시 경제에 미칠 파급은 계속 주시해야 할 전망이다.

 

KB증권은 "국내 고용 개선과 무역분쟁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 시기 전망을 8월에서 10월로 연기한다"면서도 "4분기 물가 상승,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한미 금리차 확대 등 금리 인상 요인도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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