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은 3전 4기 끝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지수에 A주를 편입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올해 5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실제 편입이 이뤄졌고 대규모 자금 유출 우려에도 실제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미미했다.
하지만 최근 MSCI가 중국 비중을 추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중국 MSCI 변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 편입 예정인 데다 중국 A주 비중도 기존보다 4배나 확대를 시사하면서 한국 증시 파급 여부도 다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 MSCI "中 A주 비중 20% 확대 계획"
MSCI는 지난주 중국 A주의 신흥시장 지수 추가 편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MSCI는 내년 8월 말까지 중국 A주 대형주 비중을 5%에서 20% 늘리고 2020년 5월에는 중국 A주 중형주도 20%까지 편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가이드라인 대로 편입이 진행되면 중국 A주 비중은 현 0.71%에서 내년 9월 2.8%, 2020년에는 3.4%까지 늘어나게 된다.
앞서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으로 한국 증시의 자금 유출이 우려됐고 실제 일부 유출이 일어나긴 했지만 증시에 실질적으로 미친 영향은 제한됐다. 하지만 중국 A주 편입 비중이 더 높아지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편입까지 예정되면서 한국 증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외국인 한국물 추가 매도 불가피
올해 사우디의 MSCI 이머징 지수 편입이 결정되면서 중국과 마찬가지로 내년 5월과 8월에는 2차례에 걸쳐 편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MSCI 추정에 따르면 중국의 A주의 추가 편입과 사우디 편입으로 한국 증시의 편입 비중은 현 14.8%에서 14.0%로 낮아지게 된다. 이머징 지수 추적 자금을 1조9000억달러로 가정할 경우 한국물 매도는 1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조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패시브 자금을 15%로 볼 경우 2조5000억원이 빠져나가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단순 계산 시 총 한국에서 152억 달러가 빠져나가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서 각각 2조9000억원과 60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MSCI에 편입된 한국 주식 대부분이 시가총액 2조원을 상회하기 때문에 대형주 수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도" MSCI EM 추종 자금을 1조 달러로 추정하고 해당 비중 감소 부분을 감안하면 약 10조원의 한국물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최소 추정 금액에 더 가까울 듯"
다만 앞서 중국 A주의 편입 때처럼 한국 증시에는 악재이지만 실제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아직은 우세하다. 자금 유출이 있었음에도 실제 파급력이 크진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도 "모든 펀드가 추종 지수를 100% 복제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유출 규모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며 "지난 5월과 8월 중국 A주 편입 직전 외국인 순매도 역시 이론적으로 계산한 수치보다는 규모가 작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아직 확정 상황이 아닌 데다 최소 2조5000억원에서 최대 15조원 가량에서 실제 매도는 최대치보다는 최소 금액 쪽에 더 가까울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