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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인도네시아 혈투…우려도 '솔솔'

  • 2019.01.02(수) 16:58

증권사 인도네시아 법인 몸집 키우기 활발
포화상태 우려…"매력 여전히 유효" 평가도

국내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후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앞다퉈 몰리면서 파이에 비해 경쟁이 과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진격의 NH투자증권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유상증자 참여를 결의했다. 현지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증자 규모는 304억원(3900억 루피아)로 2014년 합병 이후 2016년에 이어 두번째 실시하는 증자다. 인도네시아 법인 자기자본은 약 220억원에서 525여억원으로 확대된다.

NH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법인의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 업무를 확대하고 채권 중개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신용 공여와 기관 커버리지 범위를 늘리는 등 기업금융(IB) 사업 규모를 늘리는 데 자금을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이 설립된 것은 10년 전이다.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이 2009년 한국계 인도네시아 기업 코린도그룹 증권 계열사인 클레몬트 지분 60%를 270만달러에 인수한 후 2014년 지분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작년 순익은 19억원으로 2015년 2억원, 2016년 7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성장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업 확대에 주력하면서 로컬 종합증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증권사 잇따른 印尼 진출

NH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법인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인도네시아 시장이 가진 성장성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규모 불리기가 필요하는 지적이 따른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내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국가다. 인구는 2억6000만여명에 달하고 작년 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1%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평균 연령은 28.3세로 경제 잠재 성장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11월 제1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및 동남아 3국 순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을 발표하면서 금융업계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회사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말 인도네시아 단빡(Danpac)증권 지분 75%를 400억원에 인수했고 이듬해 'KIS인도네시아'라는 현지 증권사가 출범했다. 이보다 앞서 2016년 신한금융투자는 현지 증권사 지분 99%를 230억원에 취득해 현지 법인(PT Shinhan Sekuritas Indonesia)을 설립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을 손자회사로 편입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2009년 동서증권을 인수하면서 동서증권이 거느리던 현지 법인(PT Kiwoom securities Indonesia) 경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 "포화상태지만 여전히 매력적"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자 일각에서는 현지 내 국내외 증권사끼리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신흥국 증시가 부진한 점도 부담스럽다는 전언이다.

인도네시아 증시 시가총액은 우리나라의 40% 수준인데 반해, 작년 9월 말 기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 등록 증권사 수는 105개로 우리나라 55개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시장 규모에 비해 증권사가 너무 많아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평가다.

이는 브로커리지 사업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국내외 증권사 70여곳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1%에 미달한다. 나머지를 상위 10개 증권사가 차지하고 있고 이 중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최근 신흥국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증시도 마땅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담요소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인도네시아 IDX 지수는 올 초 고점 대비 494포인트(7.4%) 이상 빠진 6194.5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시장 매력도는 여전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신흥국과 같이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을 갖고 있어 단기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지만 향후 경제 성장성에 있어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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