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축소 트랜드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어 버렸다.
증권회사가 지점을 축소하려는 이유는 너무 많다. 점포 대형화, 복합점포, 거점점포 등을 위한 통폐합부터 IT 기반 서비스 확산과 브로커리지 비중 축소 등으로 고객 접점에 대한 필요성이 줄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브로커리지 수익을 줄이고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상황에서 자산관리를 위한 대고객 접점을 오히려 늘려야 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 MTS·HTS 거래 비중 고공행진
증권사 지점이 감소한 근본적인 원인은 영업점 이용 고객 수가 줄어든 영향이다. PC를 기반으로 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넘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용률이 늘어나면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TS와 HTS를 이용한 거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전화주문 등을 통해 영업점 단말기로 거래하는 규모는 크게 줄었다.
코스피의 경우 2011년 영업점 단말을 이용한 거래 비중은 46%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33%까지 줄었다. 최근 3년 동안 코스피 시장에선 40% 초반대를 유지해왔던 영업점 단말기 매매 비중이 30%대로 떨어졌다.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이미 2011년부터 영업점 단말기 매매 비중이 10%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인 12%로 집계됐고, MTS와 HTS 매매 비중은 80%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업점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합병에 따른 중복 점포 통폐합, 프리미엄 점포 대형화, 금융지주 소속 증권회사의 복합점포 개설 등 다양한 이유로 증권회사들이 지점을 줄이고 있지만 결국은 고객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차별화하고 변화하면 된다"
반면 무턱대고 지점을 줄일 것이 아니라 기존 주식 매매 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와 새로운 영업을 위한 창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과거 증권 영업직원들로 배치된 단순 지점 구조에서 벗어나 주식, 예금, 보험, 부동산, 세금 등 모든 자산관리를 종합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복합점포나 프리미엄 점포로의 변화는 필수다.
KB증권은 현대증권과 합병 후 지점 수가 오히려 늘었다. 미래에셋대우와 반대되는 행보다.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회사다 보니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확대하면서다.
통합 KB증권 출범 당시 복합점포는 총 24개였지만 현재 62개로 3배가량 늘었다. 연내 65개까지 확대할 예정으로 앞으로도 계속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도 마찬가지다. 2016년 109개였던 지점은 올해 118개로 늘었다. 최근 2년 동안 은행과 증권사간 자산관리 협업모델인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을 확대하면서 PWM센터와 PWM라운지가 늘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PWM센터는 27개, PWM라운지는 26개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회사는 "증권을 넘어 토탈금융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고객 중심의 영업 관리체계를 정착하기 위해서 지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실제 WM 고객 금융상품 자산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