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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2년째 CEO…유화증권 윤경립 '오너 파워'

  • 2019.03.18(월) 15:01

29일 주총서 임기 3년 재선임, 최장수 기록
40세 대표 취임후 경영승계, 은둔형 스타일

언론 홍보 등의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여의도 은둔형 증권사'로 꼽히는 유화증권의 '오너' 윤경립(62)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연임한다. 40세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올해까지 무려 22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재선임을 통해 앞으로 3년 동안 경영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범접할 수 없는 '최장수 CEO' 기록을 언제까지 경신할지 관심이 모인다.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이사 회장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화증권은 오는 29일 정기 주총을 열고 윤경립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임기는 3년이다.

아울러 고승일 전(前) 유화증권 부사장의 사외이사 재선임 및 강정훈 씨티은행 부행장과 오영석 캐피탈원 대표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도 각각 다룬다. 이들 3인의 사외이사 임기는 각각 1년이다.

윤 회장이 이번에 재선임되면 오는 2022년까지 무려 25년간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윤 회장은 1997년에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수차례 연임했다.

지난 2016년 정기 주총 때 임기 만료시기를 결산기(2014회계연도부터 3월→12월 변경)에 맞추느라 대표직을 사임하고 곧바로 선임된 것을 빼면 CEO 자리를 한번도 놓친 적이 없다.

아울러 2010년에 고승일 부사장이 유화증권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되면서 윤경립·고승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적이 있으나 윤 회장의 지위가 흔들리진 않았다. 고 부사장이 이듬해인 2011년에 곧바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윤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돌아갔다.

윤 회장처럼 20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CEO 직함을 유지한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없다. 증권 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의 기록(12년)은 윤 회장의 대표 재임 기간(22년)에 비할 바 못된다.

윤 회장의 흔들림 없는 경영 행보는 유화증권의 '주인'이자 2세 경영인으로서 굳건한 지배력을 기반으로 한다. 유화증권은 윤 회장의 부친이자 창업주인 고(故) 윤장섭 명예회장이 지난 1962년 설립한 회사다.

윤 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초기인 1999년 3월말 기준 부친이자 최대주주인 윤 명예회장(보통주 기준 지분율 9.76%)과 숙부인 윤대섭 성보화학 명예회장(6.29%) 뒤를 이어 개인 자격으로 3대 주주 지위였으나 2008년 부친으로부터 지분 일부를 넘겨 받으며 최대주주 자리를 물려 받았다.

이후 윤 회장의 지분은 꾸준히 늘어나 작년 11월 기준 21.96%에 달한다. 윤 회장의 부인과 모친, 형제 및 조카, 자녀를 비롯해 윤 회장이 대표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재단법인 성보장학회 등 24명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절반 이상인 50.39%이다.

유화증권 설립자인 윤 명예회장은 지난 1957년에 성보실업을 시작으로 유화증권과 성보화학(옛 서울농약)을 잇따라 창업한 기업인이다. 그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강남구 신사동에 자신의 호인 호림(湖林)을 딴 호림박물관과 호림아트센터를 개관한 문화계 인사로 명망이 높다.

개성 출신인 윤 명예회장은 무리하게 사업 확장이나 기업 인수 및 매매 등을 하지 않아 '개성상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윤 회장 역시 부친의 경영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유화증권은 57년의 긴 업력을 자랑하나 작년 9월말 기준 자기자본 5000억원에 못 미치는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한가운데 번듯한 사옥을 두고 있으나 외부 활동이 거의 없고 사업적으로 존재감이 적어 은둔형 증권사로 불린다. 임직원 수는 고작 58명에 그친다.

그럼에도 한해 벌이를 웃도는 후한 배당으로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유화증권은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2018사업연도 결산으로 주주에게 보통주 1주당 750원(우선주 8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배당총액은 95억원으로 지난해 순이익 6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이는 전년 배당총액(76억원)을 웃도는 금액이기도 하다. 윤 회장 몫(19억원)을 포함해 오너 일가가 배당으로 거머쥐는 현금이 총 61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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