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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에너지, 업황 부진에 상장폐지 절차

  • 2019.03.29(금) 08:01

2018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채권 미지급 사태…향후 행보 주목

웅진에너지가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절차에 접어들었다. 업황 부진을 떨치지 못한 여파다. 웅진그룹이 정상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행보에 눈길에 쏠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는 2018사업연도 감사보고서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외부 감사인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의견거절은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이 내리는 비적정 의견 중 하나다. 통상 회계법인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4가지 의견 중 하나를 내리는데, 감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 의견거절을 낸다. 적정 의견 외 다른 의견들은 모두 비적정 의견이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충분사유다. 웅진에너지는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 29일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단, 이의신청에 나서 개선방안이 받아들여지면 내년 감사보고서 제출기한까지 상장폐지는 미뤄질 수 있다.

웅진거래소 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웅진에너지는) 현재 누적결손금이 1642억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226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견거절 근거 단락에 기술된 사항의 유의성 때문에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의 근거를 제공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며 "기업 측 내부통제에도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웅진에너지는 웅진그룹과 미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썬파워코퍼레이션의 합작투자로 2006년 설립됐다. 주력 분야는 반도체 원재료인 잉곳(Ingot) 제조다. 썬파워는 웅진에너지에서 5년간 약 2800억원 규모 잉곳을 구입하겠다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썬파워는 2011년 계약 만료와 함께 웅진에너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중국 제조 업체들이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수익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 웅진에너지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561억원. 작년 말 누적결손금은 3642억원이다.

현재 웅진에너지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226억여원 초과한 상태다. 웅진에너지는 604억원 규모 상장채권과 153억원 사채에 대해 기한 이익 상실사유가 발생해 잔액과 이자금액 미지급 상태가 발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이 충분히 예고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중순 한화케미칼이 사업 제휴로 투자한 금액에 대해 손실을 인정하면서 이사진 자리를 내놓았고 한국신용평가는 수익구조를 문제삼아 지난달 신용등급을 B+(부정적)에서 B-(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28일 CCC로 한 단계 더 낮췄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관련 산업이 침체기에 빠져있는 탓이 가장 크다"며 "채권단 협의를 진행하면서 회사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거래소 측에 이의신청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의견거절 사태까지 오리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웅진에너지는 재무 정상화를 위해 액면가 5000원 보통주식 10주를 동일 액면가액 보통주식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계획하고 있다. 웅진에너지의 최대주주는 ㈜웅진(26.69%)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윤형덕 전무와 윤새봄 전무도 각각 0.22%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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