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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붙은 '물음표'

  • 2019.08.07(수) 08:19

웅진코웨이 재매각 개시…인수후보 네 곳 압축
'자금난'에 급한 웅진…매각가 등 영향 미칠 듯

웅진코웨이 재매각이 시작됐다. 현재 매수를 희망하는 곳은 총 네 곳으로 압축된 상태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흥행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많다. 웅진코웨이가 매력적인 매물임에는 분명하다. 문제는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려는 웅진그룹의 사정이다.

웅진그룹은 하루라도 빨리 웅진코웨이를 매각해야 한다. 웅진코웨이 재인수 과정에서 외부 자금을 과도하게 끌어들이면서 문제가 됐다. 반면 매수 희망자들 입장에서는 바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웅진코웨이 매각이 순조롭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웅진의 '3개월 천하'

작년 10월 말 코웨이를 재인수를 확정한 웅진그룹은 자신감에 넘쳤다. 6년 만에 잃었던 자식을 되찾은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발판으로 다시 옛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초 재인수가 어려울 것으로 봤던 업계는 웅진그룹의 과감한 행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웅진코웨이가 재탄생하면서 웅진그룹의 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재출범 3개월 만에 재매각을 선언했다. 코웨이 인수 직후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던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태양광 업황 장기화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더불어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무리하게 끌어다 쓴 차입금이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인수에 약 2조원을 투입했다. 이 중 약 1조6000억원이 빚이었다. 빚에는 그에 상응하는 금융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웅진에너지를 시작으로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그룹 재무구조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웅진그룹으로서는 웅진코웨이 재매각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과거 재계 순위 32위까지 올라갔던 웅진그룹이 순식간에 추락했던 것은 '무리한' 확장 탓이었다. 이번에도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서 '무리한' 자금 조달이 문제가 됐다. 과거의 전철을 또다시 밟은 셈이다. 코웨이를 되찾겠다는 욕심이 무리수를 던진 원인이 됐고, 이는 고스란히 부메랑이 돼 다시 웅진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업계에서 웅진그룹이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이유다.

◇ 누가 관심 있나

그럼에도 웅진코웨이는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국내 렌털업계 부동의 1위다. 국내외에 보유 중인 렌털 계정 수만 해도 2분기 기준으로 738만 개에 달한다. 실적도 좋다. 웅진코웨이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1조 4647억원, 영업이익은 4.9% 늘어난 2734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사상 최대치다. 이는 곧 누구든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국내 렌털업계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웅진코웨이 인수전에는 총 네 곳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최근 국내 렌털시장에서 웅진코웨이를 추격하고 있는 SK네트웍스가 꼽힌다. 현재 SK네트웍스는 SK매직, SK렌터카 등을 통해 렌털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SK매직의 경우 웅진코웨이와 같이 정수기 렌털사업을 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렌털 계정 수는 160만 개다.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가장 높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위 : 억원.

과거 웅진코웨이 인수에 참여했다가 발을 뺐던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도 이번 인수전에 다시 참여했다. 2015년 CJ그룹과 컨소시엄을 이뤄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막판에 참여를 철회하면서 최종 인수가 불발됐다. 하이얼은 이번엔 국내 벤처캐피털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탄한 웅진코웨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사업 확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칼라일그룹과 베인캐피털 등 사모펀드도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다. 이들은 웅진코웨이의 탄탄한 실적과 현금창출력 등에 주안점을 두고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로서는 인수 후 '엑시트(exit)'를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건실한 재무구조를 가진 웅진코웨이는 매력적이다. 또 앞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에서 성공적으로 엑시트 한 사례도 이번 인수전 참여 이유 중 하나였을 것으로 보인다.

◇ '급한' 웅진 vs '느긋한' 후보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의 가장 큰 변수는 웅진그룹이 처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의 조속한 매각이 절실하다. 갈수록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그 대금으로 자금난을 해소해야 한다. 실제로 ㈜웅진의 경우 조만간 1100억원의 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내년 2월까지 총 2000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웅진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인 'BBB-'다. 투기등급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란 쉽지 않다. 또 웅진이 코웨이를 재인수하면서 웅진씽크빅 명의로 발행한 5000억원의 전환사채(CB)도 위험요소다. 웅진이 만일 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웅진이 보유한 웅진씽크빅 지분(57.83%)에 대한 동반매도청구권이 발동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웅진그룹은 무너질 수도 있다.

반면 웅진그룹의 이런 악조건은 웅진코웨이 인수 후보자들에게 호재다. 시간이 지날수록 압박이 커지는 곳은 웅진그룹이다. 인수 후보자들 입장에선 기다릴수록 이득이다. 특히 가격 측면에서 그렇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의 매각 가격으로 2조원대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 후보자들은 웅진그룹이 처한 상황을 이용해 더 낮은 가격에 인수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의 현 상황이 매우 급박하다. 이런 부담을 하루빨리 털어내려면 웅진코웨이의 조속한 매각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 후보자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십분 활용하려 할 것"이라면서 "인수 후보자들의 인수 의지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각에서 1조 5000억원 이상 받긴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가 벌써 들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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