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이 유지창(70)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회장직을 또 한번 맡겼다. 지난 2009년 회장으로 영입한 이후 여섯 차례 재선임하는 등 유 회장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를 보여주고 있어 새삼 관심을 모은다.
17일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일 임기 만료인 유 회장을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오는 2021년까지다.
이로써 유 회장은 지난 2009년 유진투자증권에 넘어온 이후 무려 12년째 회장직을 이어가게 된다. 유진그룹이 지난 2007년 옛 서울증권 인수를 계기로 지금의 유진투자증권이 출범한 이후부터 줄곧 회장직을 맡아온 것이다.
유 회장은 화려한 경력을 가진 고위 관료(행시 14회) 출신이다. 대통령 금융비서관을 비롯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새천년민주당 정책위원회 정책연구실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다만 유 회장은 이사회 의결권이 없는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경영 자문 역할에 그친다. 실질적인 리더는 유진그룹 2세 경영인인 유창수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유 부회장은 2007년 유진투자증권 등기임원으로 오른 이후 현재까지 흔들림 없는 '오너 CEO'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유진그룹 창업주인 유재필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이를 감안할 때 유 회장의 역할은 권력의 외풍에 대비하기 위한 든든한 '방패막이'로 보인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에는 유 회장 말고도 정부와 법원, 감사원 등의 입김을 막아낼 수 있는 기관 출신의 외부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사외이사 면면을 살펴보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한 한만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국토해양부 제1차관 출신이다. 또 다른 사외이사인 김기정 동아대 부교수는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으며 성용락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감사원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거쳤다.
아울러 지난해 2월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 고경모 기획관리본부장은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창조경제조정관을 역임했다. 고 부사장은 유진투자증권에 합류한 지 1년 만인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등기임원으로 신규 선임, 새로운 이사회 멤버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유 회장은 경영 총괄 업무를 맡고 있으며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