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고액자산가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망자산으로는 여전히 달러 자산을 강조하면서 분산투자에 대한 의지도 분명하게 관측됐다는 설명이다.
4일 삼성증권은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개최한 '해외투자 2.0' 세미나 참석자 중 예탁 자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2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4.1%가 올 하반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증권이 연초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안전자산 선호 비중에서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고액자산가들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중동 정세 급변 등 대내외 변수 증가로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단면이라는 해석이다.
동시에 응답자의 58.7%가 하반기에 해외투자를 현재 수준보다 늘릴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통한 분산투자 필요성에 대해 뚜렷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해외투자 비중을 현재보다 50% 이상 늘릴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4.6%에 달했다.
올해의 유망자산으로 미국주식을 꼽은 비중은 30.9%에 달해 올 초 17.1%에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기업실적 개선과 달러자산 선호 움직임이 겹치면서 달러자산에 대한 관심도 증가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하반기 포트폴리오 기대수익률은 연초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컸다. 설문조사에서 나온 하반기 평균 기대수익률은 연 4.02%로, 연초 4.84% 수준에서 0.82%포인트 하락했다. 종합적 자산배분전략을 선택한 비율은 53.5%에서 62.3%로 확대됐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은 올 하반기에도 여전히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간 금리역전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미국주식과 달러채권을 포함한 달러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