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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의 시장 읽기]디폴트옵션 펀드의 전략적 자산 배분

  • 2019.09.18(수) 14:59

이장호 하나UBS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
국내와 해외에 상당비중 동시 투자해야
국내 기업 투자 바람직…자산 분산 필수

최근 매우 흥미로운 포럼을 다녀왔다. 지난 5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한-호주 퇴직연금 포럼이었는데, 현재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이 제도가 잘 발달된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슈퍼애뉴에이션은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과 기업의 기여금(근로자 연봉의 9%)을 강제적으로 적립하게 하는 호주의 퇴직연금제도로 1992년 도입됐다.

특히 필자의 관심을 끈 부분은 산업별 슈퍼애뉴에이션 펀드들의 전략적 자산배분(Strategic Asset Allocation, SSA)을 위해 선택된 자산 군(Asset Class)이었다.

위 표는 몇 가지 질문들을 던진다. 호주 산업별 퇴직연금들은 왜 호주 주식과 해외 주식을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며, 비상장 부동산과 인프라에 상당한 비중을 투자할까?

나아가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이 퇴직 이후 경제적 안정을 위하여 장기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대상 자산들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나라 퇴직 연금의 투자 대상은 어떤 자산들이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과 연결된 또 하나의 질문이 있다. 연초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와 함께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 펀드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 패널이 "현재 나와 있는 펀드들 중 디폴트 옵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펀드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면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이는 선진국 직장인들을 위한 퇴직연금들의 투자 대상 자산들과 우리나라 직장인들을 위한 퇴직연금의 투자 대상이 차별화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위의 두 포럼에서 제기된 질문들과 관련해 디폴트 옵션 펀드의 전략적 자산배분을 위한 투자 대상 자산 선택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와 해외 자산에 동시에 상당한 비중을 투자해야 한다. 퇴직연금의 수혜자인 직장인들은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급여를 받아 현재 소비와 저축·투자를 한다. 퇴직연금은 급여의 일부분을 국가의 세금 지원과 함께 퇴직 이후 미래 생활 안정을 위하여 적립하는 자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직장인이 기여한 노동의 결과인 기업과 국가 경제의 성장의 혜택 배분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러한 점은 가입 주체를 전체 직장인 즉, 국민으로 확대하면 자명해진다. 아울러 직장인은 생산자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 소비 활동을 통하여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둘째, 투자자 뿐만 아니라 국민 경제의 관점에서 퇴직연금과 같은 장기성 자금은 국내 기업들에 비중 있게 투자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과 채권은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신용으로 기업의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자본이며, 배당과 이자라는 경제적 효용을 돌려준다. 특히 연금과 같은 장기간 활용 가능한 자본의 지속적인 공급은 기업과 국민 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셋째, 장기 투자에 따른 효과, '유동성 프리미엄'을 충분히 거둘 수 있도록 '다양한 자산들에 효과적으로 분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상 자산들 사이의 상관관계가 최소화되도록 전통 자산뿐만 아니라 대체 자산도 배분 대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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