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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략과 전술에 능한 투자

  • 2019.10.14(월) 09:27

이장호 하나UBS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
시장상황에 맞는 전략적 자산 배분 중요
양적완화 따른 유동성 증가 염두에 둬야

필자가 30여년 넘게 몸담고 있는 증권 시장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두뇌 전장'이라고 생각한다. 증권 가격은 치열한 전투의 '흔적'이며 같은 증권에 대해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나름의 근거로 타협한 가격이다. 그러므로 시장에는 언제나 상반된 생각들이 혼재하기 마련이다.

전장과 같은 증권 시장에 자신의 책임으로 참여하려면 전략과 전술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요즘처럼 다양한 요인들과 시나리오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기고 변화하는 시장에서는 내재화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마켓 타이밍 (Market Timing)에 대한 의존 성향이 높은 것 같다. 각 자산 별 진입과 퇴각 시점을 맞추기 위해 많은 투자자들이 시간과 지적 에너지를 들이고 있는 것이다. 펀더멘털 분석, 기술적 분석, 퀀트(Quant)기법, 그리고 인공지능(AI)까지 말이다.

각 연도별 자산 수익률

위의 표를 보면 해마다 각 자산 별 수익률은 역동적이며 이를 정확하게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그 원인의 하나가 정보 통신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증권 가격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이 시시 각각으로 보유자와 매수 희망자들에게 전달되면서 발표된 사실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는 속도가 가히 5G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각 요인 별 미래를 추론해야 하는데 한 두 번은 몰라도 지속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처럼 자산의 선택과 진퇴 시점이 어렵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전쟁과 같은 투자라면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전략은 '어떤 자산들에 얼마만큼 투자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투자자 사이의 수익률 차이는 대부분 전략 배분의 차이에 기인한다.

전략 배분을 위해 단기와 장기 자금을 구분한 후 장기적으로 가져 갈 자금에 대한 투자 계획으로 전략적 자산배분을 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전술 배분을 실행한다. 중요한 점은 전쟁에서처럼 상황에 따라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변경하는 것은 전술이지 전략이어서는 안 된다.

전략과 전술을 자산관리에 적용하는 과정이 '코어-세틀라이트 (Core-Satellite)' 자산 관리이다. 먼저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자산들을 선정한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재료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예를 들면 국내외 경제 성장의 수혜를 기대하기 위해 국내 주식/채권, 해외 주식/채권, 상장 부동산, 원유/금 등 상품(Commodities), 그리고 시장 방향과 관계 없이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 펀드(Hedge Fund) 등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 선정한 자산 별 비중을 결정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며 각각 장단점이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가이다. 각 방법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장차 시장이 흔들릴 때 전략 배분을 유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과도 같다.

가령 각각의 자산들이 보여 온 변동성 즉, 리스크 요인들을 동일하게 가져 가는 방법의 경우, 수익 원천인 리스크 요인들을 차별하지 않고 특정 리스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높여 장기적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그 다음 과정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각 자산 별 비중을 조절하는 전술 배분이다. 위에서 얘기한 '코어-세틀라이트' 관리에서, '코어'인 전략 배분을 기준으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세틀라이트'인 개별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전술 배분에는 반드시 상대되는 자산이 있기 마련인 바, 특정 자산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자산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경험적으로 특정 자산이 올라갈 지 내려갈 지를 판단하는 것보다 어떤 자산 대비 상대적으로 더 올라갈 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의 정확성이 더 높다.

필자가 현재 채택 중인 전술 배분은 다음과 같다. 중앙은행들이 다시 양적 완화 또는 비둘기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증권 시장에 유동성이 다시 증가한다는 의미이다. 특정 자산 부문에서 디폴트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 시장의 증권들의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전망은 전쟁에 참가하고 있거나 관망 중인 사람들 사이의 치열한 작전을 자극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현재 증권 가격 수준이 미래 가치 대비 비싸지는 않은 지 판단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 시점에서는 전략 배분 대비 채권은 축소, 주식은 중립, 그리고 상장 부동산 특히, 인프라는 확대, 그리고 상품 중 금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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