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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운용사 사장도 등 돌린 공모펀드

  • 2020.02.04(화) 11:26

공모펀드 시장 위축…높은 수수료에 세금까지
세제 개편 후 판매 구조·수익률 제고 뒷받침 

최근 취재에 따르면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한 자산운용사 대표가 자사 펀드 상품이 아닌 보험회사의 변액보험에 수억원의 개인 자산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했다. 자사에 해당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음에도 변액보험에 가입해 해외 펀드 투자로 높은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했다.

왜 자산운용사의 펀드가 아닌 변액보험 상품을 선택했을까. 결국 세금 문제다. 펀드는 손실이월공제가 되지 않아 전체 투자금액 대비 손실을 봐도 세금을 물어야 한다. 펀드에서는 매번 이익이 난 금액의 14%를 세금으로 부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변액보험의 경우 투자 기간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10년 이상 투자할 경우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해외 주식의 경우 높은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변액보험을 이용해 투자할 경우 10년 이상 투자 시 비과세 요건에 해당하고, 펀드 변경에 대한 페널티도 없다.

변액보험은 사업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많이 뗀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대표는 고정 납입 금액 외에 추가 납입 금액에 대해선 사업비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 납입분을 최대로 채워 평균 수수료를 낮추는 방법을 택했다. 납입금액의 3%에 달하는 평균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해외 주식의 높은 수익률에 비과세 혜택을 누리니 실제 이익은 클 수밖에 없었다.

변액보험은 높은 사업비 탓에 일반 투자자의 원성이 자자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고액자산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자산운용사 대표까지 투자할 정도로 매력적인 상품일까. 변액보험 자체의 매력보다는 펀드 상품의 비선호 현상이 불러일으킨 반사이익이라는 판단이다.

공모펀드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시장에서 총 57조원의 자금이 순유출됐을 정도다.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온 데는 저조한 수익률과 판매시장의 경직성, 높은 수수료 등이 거론되지만 고액 자산가들이 변액보험 상품에 관심을 두는 것을 보면 세금 이슈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펀드 판매시장 개방을 통해 판매 수수료를 낮추고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 마련을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것이 뒷받침돼야겠지만, 일차적으로 투자자를 끌어오는 데는 세금 이슈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해외 비과세 혜택 사례만 보더라도 증명된다.

201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 해외펀드 계좌 비과세 혜택으로 2017년도 말 많은 투자자가 해외 펀드에 대거 가입한 바 있다. 이처럼 일시적인 비과세 상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과세 체계임도 거듭 강조해 모자라지 않다.

금융투자협회를 필두로 업계는 펀드 간 손익을 합산해 실제 이익이 나는 경우에 세금을 부과하는 손익통산 및 이월공제 등으로 세제 개편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정부 역시 금융투자소득 체계에 업권간 형평성과 불합리한 과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년간 업계와 정부가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상품 전체의 과세체계를 바꾸는 문제다 보니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복잡해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그 사이 시장 유동성은 늘고 있고 넘쳐나는 돈은 부동산과 다른 업권으로 흘러가고 있다.

단순히 해외 사례와 비교하며 펀드를 외면하는 국내 투자자를 비난하기만 한들 합리적인 투자자는 돌아올 리 없다. 빠른 판단과 정책 마련만이 공모펀드 시장을 살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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