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의 사모펀드 충당금 부담이 2분기부터 현실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나란히 거액의 충당금을 쌓았다.
하지만 동학개미운동 덕분에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어나는 등 호실적이 충당금 충격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올 2분기 거액의 충당금을 쌓으면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신한금융투자도 적자를 면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충당금 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적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태 중심에 있는 NH투자증권은 올 2분기부터 이에 대한 충당금 인식을 시작했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분기 800억원 정도의 충당금을 기타 손익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2분기부터 라임 펀드 관련 손실을 대규모 반영했다.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올 2분기 영업수익 항목에서 1234억원에 달하는 기타 손실이 발생했다. 라임과 헤리티지펀드 등 분쟁 상품에 대한 충당금 적립에 따른 결과다.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라임펀드는 2119억원으로 769억원의 충당금을 쌓았고, 3799억원을 판매한 헤리티지펀드에 대해서도 189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처럼 적지 않은 충당금 규모에도 불구, 실적 충격은 크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의 경우 2분기 연결 이익이 2300억원에 달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옵티머스 충당금 반영이 감안됐음에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NH투자증권의 2분기 서프라이즈를 통해 올해 충당금을 인식할 수 있는 버퍼(Buffer)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충당금 부담을 반영해 이익 추정치를 9.3% 하향하고 목표가도 1만1500억원으로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도 적지 않은 충당금 손실 반영에도 104억원의 연결 순익으로 적자를 면했다. 1분기 호실적 덕분에 반기 누적 순익도 571억원으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 충당금 반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호실적을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상쇄해나가는 것이 변수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옵티머스펀드 판매 금액이 4300억원에 달하고 50%선의 충당금 적립을 감안할 때 3,4분기에도 2분기와 비슷한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과 관련해 선지급 여부나 수준, 원자산의 회수율 등이 정해지지 않아 실적 불확실성이 다소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충당금을 제외해도 익스포저가 3000억원 중반에 달해 기댓값의 범주가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선제적 반영에 나섰지만 분쟁조정위원회의 라임 무역금융펀드 100% 보상 권고가 나왔고 이를 수용할지에 대한 법률 검토 중에 있어 추가 손실 발생 여부가 아직은 유동적이다.
라임, 헤리티지뿐만 아니라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파트너스 펀드 관련 리스크도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젠투파트너스의 사모펀드를 4000억원가량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투자는 "젠투파트너스 펀드 투자자들은 상당 부분 법인 투자자라는 점에서 불완전판매 이슈가 크게 불거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