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학 개미 열풍으로 증권사로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단기자금 상품인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황금기를 맞고 있다. 예금보험이 되지 않음에도 여윳돈을 넣어놓고 주식이나 펀드로 굴리려는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개인 CMA 계좌 수와 잔고 규모가 부쩍 늘었다.
증권사들도 신규 계좌 개설 시 각종 혜택과 함께 CMA 계좌와 연계된 체크카드 이벤트에 나서는 등 물 들어올 때 활발한 노 젓기에 나선 모습이다.
◇ 개인 CMA, 2000만 계좌 시대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인 CMA 계좌 잔고는 52조54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45조원대에 7조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전체 계좌 수 역시 1994만 계좌로 2000만 계좌 돌파를 눈에 뒀다. 지난해 말 1600만 초반에서 400만 계좌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 시중 유동성이 200조원 이상 급증했고 이 같은 유동성은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함께 CMA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지난 10월 말까지 광의 통화량(M2)이 240조원 이상 늘었는데 CMA와 만기 2년 미만 외화예수금, 발행어음이 포함된 기타금융상품이 138조원 수준에서 165조원 가까이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1202조원에서 1179조원으로 감소했다.
CMA는 'Cash Management Account'의 약자로 종합자산관리계좌로 불린다. 쉽게 보면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수시 입출금 통장이다. .
CMA의 경우 입출금 통장과 달리 1일 단위로 이자를 주는 데다 주식 거래나 금융상품 투자가 가능하다. 최근 직접투자 열풍이 불어들면서 주식거래를 위해 신규 CMA 계좌개설이 많이 늘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CMA는 과거 출시 초기 예금보다는 높은 금리를 주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증시 부진에 더해 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지면서 인기가 시들했다. 종금형 외에는 예금보험이 되지 않는 부분도 부담이 됐다.
하지만 주식 거래는 물론 공모주 청약 시 활용하거나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상장지수펀드(ETF)등 각종 투자상품 가입도 가능해지면서 주목받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 8월 카카오게임즈 청약 당시 증권사 CMA는 60조원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CMA의 경우 예금자보호법상 원금 보장이 되지 않지만 대부분 단기채권 등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다.
◇ CMA 통장 개설·체크카드 발급 시 다양한 혜택
증권사들은 직투 열풍을 타고 신규 CMA 계좌 개설이 늘면서 신규 고객 유치와 함께 기존 미거래 계좌의 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CMA 계좌 개설 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뱅키스 고객을 대상으로 '2020 뱅키스 CMA 챌린지 이벤트'를 두 차례 열었다. 뱅키스 CMA 최초 신규 고객이 국내 주식 월 100만원 이상 거래하거나 CMA 잔고를 10만원 이상 충족할 경우 최대 1만원을 지급하고 퀴즈 이벤트를 통해 커피 쿠폰을 제공한다.
DB금융투자는 이달 초부터 CMA 신규 고객에게 최대 500만원까지 연 5%의 세전 이자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CMA 및 투자 계좌를 개설하고, 내년 2월 28일까지 주식을 500만원 이상 거래하거나 CMA, MMF를 제외한 금융상품을 500만원 이상 순매수하고 유지하면 된다.
삼성증권도 '투자하면 쌓이는 증권통장' 이벤트를 통해 수시입출금식 CMA RP형 계좌와 주식 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종합계좌를 개설하면 미국 주식을 추첨으로 제공하거나 리브메이트앱과의 제휴를 통해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벤트 이후 통장을 이용해 국내외 주식, 펀드, ELS에 투자할 경우 2년간 매월 매수 금액의 1%를 포인트리로 적립해 준다.
체크카드 개설 유도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체크카드는 증권사에 2013년 7월 허용됐지만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은행에서 발행하는 체크카드보다 상대적으로 사용률이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은 자체 브랜드 체크카드를 출시했고 CMA 계좌 증가와 맞물려 체크카드 고객 잡기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한투증권은 앞선 CMA 챌린지 이벤트에서 CMA 체크카드 발급 후 사용 후 최대 0.3%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CMA-RP 네이버 통장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체크카드 발급 이벤트를 열고 있다. 해당 통장을 보유한 고객 중 미래에셋대우 체크카드2 미발급 고객이 체크카드를 발급 받을 경우 각종 경품과 네이버 포인트를 랜덤 지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