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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듯 주식 투자 경험…커플·친구 젊은층 '북적'

  • 2021.04.02(금) 16:31

NH슈퍼스톡마켓, 일 평균 이용객 300~400명 달해
팍팍한 현실 벗어나려 투자…합리적 투자 경험 제공

"친구들 사이에서 월급은 시드머니를 모으는 수단이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이제 주식은 필수를 넘어 트렌드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서울 여의도 더현대에 마련된 모의투자 스튜디오인 'NH슈퍼스톡마켓'.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팝업스토어로 말 그대로 쇼핑을 하듯 슈퍼마켓 콘셉트의 공간에 전시된 종목을 살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평일 오후임에도 2030 젊은 투자자들로 북적이면서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주식 투자 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에 위치한 모의투자 스튜디오인 'NH슈퍼스톡마켓'.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최이레 ire@bizwatch.co.kr

◇ 모의투자 스튜디오, 젊은층 발길 꾸준

지난 1일 목요일 오후 4시. NH투자증권이 운영하는 가상 주식투자 체험 스튜디오인 'NH슈퍼스톡마켓'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부스 내 여러 종목의 주가를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NH슈퍼스톡마켓'에 입장하면 모의투자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휴대폰을 주고, 해당 기기에 1억원 상당의 사이버 투자 머니를 지급한다. 이 머니를 이용해 투자를 원하는 종목 옆에 비치된 근거리무선통신(NFC) 카드에 전용 휴대폰을 갖다 대면 매수를 희망하는 수량만큼 해당 주식을 살 수 있다.

'NH슈퍼스톡마켓'은 주식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부담 없이 또 재미있게 투자를 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스튜디오를 찾은 한 이용객은 "요즘 주식이 너무 핫해 투자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체험 공간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들렀다"면서 "주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사전에 투자를 익힐 수 있는 유익한 시설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NH슈퍼스톡마켓'의 하루 평균 입장 인원은 300~400명 수준. 주말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투자 조언을 맡고 있는 표정훈 NH투자증권 주임은 "근무시간은 평일 오후 4시에서 7시 사이고, 하루 평균 3시간 동안 4~5팀 정도 상담한다"면서 "일요일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20팀 정도 상담했다고 들었다"라고 귀뜸했다.

여기에선 모의 투자로 종목 매수는 물론 실제로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비대면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표 주임은 "어떤 종목을 긍정적으로 보는지를 비롯해 일주일간 주가 전망, 특정종목에 대한 추가 매수 여부 등을 묻는 질문이 많다"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주가 등락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들을 골고루 설명한다"라고 전했다. 

스튜디오를 찾는 연령층은 20대 대학생부터 은퇴를 앞두고 있는 직장인들까지 다양하다. 다만 20~30대 젊은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커플부터 친구까지 삼삼오오 모여 눈 여겨 보던 종목을 둘러봤다. 

안내를 도와주는 김다운 프로모터는 "주로 젊은 분들이 많은데 특히 커플, 친구 단위 이용객의 비중이 높다"면서 "아무래도 체험 공간이다 보니 평소에 관심 많은 종목들을 둘러보고 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러 방문객들이 스튜디오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 최이레 ire@bizwatch.co.kr

◇ 팍팍한 현실 벗어날 해결책은 주식뿐

그렇다면 젊은 세대들이 주식 투자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뭘까. 스튜디오 이용객들로부터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월급과 초저금리 장기화, 남의 일이 되어버린 내 집 마련의 꿈 등 다양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식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경기도 군포에서 온 한 이용객은 "사실 어린시절부터 집 장만에 대한 욕구가 커 아르바이트를 하는대로 청약에 돈을 붓고, 적금도 꾸준히 했지만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주식 투자가 아니면 답이 없겠다고 판단했다"면서 "모르긴 몰라도 비슷한 또래 많은 분들이 이런 생각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이용객은 "확실히 요즘엔 친구들끼리 모이면 주식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연봉 인상분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렇다고 받은 급여를 은행에 넣어봤자 목돈 만들기가 어려워 젊은층 위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주식에 더 목을 매는 것 같다"라고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놨다. 

실제 지난해를 분기점으로 주식은 국민 대표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학개미 열풍에 힘입어 증권 계좌 수가 급증했고, 투자 목적의 자금인 예탁금은 지난 1월 한때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만큼 투자 열기가 뜨겁지만 젊은 세대들이 어쩔 수 없이 투자로 내몰리고 있다는 측면에선 씁쓸함도 남는다. 2019년부터 '투자, 문화가 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철식당', '문화다방' 등을 운영해온 NH투자증권은 'NH슈퍼스톡마켓'을 통해 "투자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가 되는 경험을 선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취지대로 젊은 세대들이 투기가 아닌 투자를 통해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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