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나서는 공작기계(각종 기계를 만드는 기계) 제조업체 DN솔루션즈가 몸값 고평가 논란을 딛고 전통적 공작기계 사업을 넘어서 공장 전반을 혁신하는 기술력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DN솔루션즈는 희망공모가를 6만5000원~8만9700원 사이로 정하면서 상장 후 5조원대의 가치를 평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희망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단순 공작기계 사업만 하는 회사들이 아닌 스마트팩토리 등 공장 자동화 사업 분야를 하는 해외 주요 기업들을 비교대상 기업으로 정했다.
고평가 논란은 있지만 회사는 자동화 사업 혁신, 디지털 전환 가속화, 고객 확장 등을 통해 탁월한 수익성으로 5조원 몸값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DN솔루션즈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간담회를 열고 회사 소개 및 상장 후 목표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MBK 거쳐간 DN솔루션즈, "미국 보호무역 오히려 기회"
DN솔루션즈는 1976년 설립한 대우중공업 공작기계 사업부가 전신이다. 이후 두산그룹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두산공작기계라는 사명으로 사업을 해온 회사는 2016년 두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2022년 DN그룹이 MBK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DN솔루션즈가 됐다.
이날 IPO간담회에서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미국 내 점유율이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며 "미국 보호무역주의는 오히려 회사에게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이고 적극적인 경영과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확대를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장 자동화 설비에 필요한 공작기계, 자동화 솔루션을 제조 및 판매하는 DN솔루션즈는 안정적인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을 올리고 있다. 2022년 매출액 2조1763억원, 2023년 2조1023억원, 2024년 2조1120억원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2조원대 매출을 내고 있다.
회사는 내수보다 해외수출을 통해 먹고 살고 있다. 김원종 대표이사는 "저희 비즈니스 80%가 수출이고 한국은 20%"라며 "대한민국 산업의 대표적인 수출지향 기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4105억원, 순이익 299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IPO를 위한 희망공모가 계산도 지난해 순이익을 바탕으로 주가수익비율(PER)방식을 활용해 1주당 6만5000원~8만9700원으로 정했다.
몸값 5조원, 고평가 논란...구주매출도 절반 넘어
다만 김원종 대표이사의 자신감 있는 성장 가능성과는 별개로 DN솔루션즈의 이번 IPO에는 고평가 논란이 따라붙는다.
희망공모가 상단(8만9700원)을 기준으로 DN솔루션즈의 상장 후 몸값은 5조6634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희망공모가 계산을 위해 LS일렉트릭을 제외하면 주로 해외기업(독일 DMG모리, 일본 오쿠마·화낙)을 비교대상 기업으로 삼았다. 희망공모가 계산을 위해 적용한 PER배수는 25.18인데 비교대상 4개 기업 중 평균 PER배수를 끌어 올린 곳은 일본 화낙과 LS일렉트릭 2곳이다.
고평가 논란에 대해 회사는 "증권신고서에서 회사의 가치 산정을 위해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기업들도 단순 공작기계 제조사가 아닌 스마트 팩토리, 공장 자동화 사업 분야의 주요 기업들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즉 단순 공작기계 사업을 넘어서서 공장 자동화 사업, 스마트 팩토리 등 산업 공장 전반의 혁신사업까지 내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작기계만 하는 회사들을 비교대상 기업으로 삼지 않고 스마트 팩토리 등 공장 자동화 분야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들을 비교대상 기업으로 정했다.
김원종 대표이사는 "DN솔루션즈는 전기차, 반도체, 항공, 우주, 방산, 에너지, 조선 등 최첨단 수요 산업을 분야별로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이 점이 우리가 갖고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전통적인 공작기계를 넘어 오토메이션 플랫폼이나 적층 제조 장비처럼 수요 산업의 공정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월요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하는데 저희는 (결과에 대해)나름 자신있다"고 밝혔다.
구주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총 1753만7000주를 모집할 예정인데 이중 신주모집은 757만6594주(43.2%), 구주매출은 996만406주(56.8%)다.
현재 DN솔루션즈의 최대주주는 지엠티홀딩스다. 이 회사는 DN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DN오토모티브(자동차 방진부품 제조)가 지분율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구주매출로 지분을 내놓는 투자자는 최대주주 지엠티홀딩스, 비상장사 시절 투자한 사모펀드들이다. 특히 최대주주 지엠티홀딩스는 보유주식의 7%를 구주매출로 내놨고 공모가 상단 기준 2984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예정이다. 해당 현금은 고스란히 DN오토모티브가 거머쥔다.
공모자금(1조5731억원)의 절반 이상이 구주매출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회사가 이번 IPO를 통해 사업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6796억원 수준이다.
구주매출에 대한 아쉬운 지점은 있지만 김원종 대표는 주주친화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향후 3년간 평균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겠다"며 "이를 통해 주주친화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DN솔루션즈는 IPO를 통해 1753만7000주를 모집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오는 28일까지 진행한 뒤 30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들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3곳에서 청약할 수 있다. 청약은 오는 5월 7일~8일 이틀 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