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로 코스닥상장 출사표를 낸 인투셀이 오는 2028년까지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10건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술이전 계약과 파이프라인 임상 돌입 등을 통해 2년 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씨젠보다 안정적인 ADC 플랫폼"
박태교 인투셀 대표이사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알려져 있는 기술 중 범용성이 가장 뛰어나고 안정적인 기술"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박 대표는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의 선두주자인 리가켐바이오(당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공동 창업자다. ADC는 표적항암 기술 중 하나로 독성이 강한 항암약물이 정상세포에는 최대한 영향을 주지않고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이다. 항체가 암세포를 찾아가면, 링커가 끊어지면서 항암 약물이 나와 암세포를 죽이는 구조다.
ADC는 항체에 연결하는 기술과 약물에 연결하는 기술로 나뉜다. 항체 링커는 혈액 안에 있을때 연결하는 기술만 필요로 해 이미 다수 기업이 진입한 분야다. 반면, 약물링커는 적재적소에 약물을 분리하는 기술까지 필요하다. 인투셀의 핵심 기술인 오파스(OHPHAS) 링커는 후자에 해당한다. 아직까지 이 분야에서 대표기술을 갖고있는 건 미국 씨젠사가 유일하다.
인투셀은 기술특례 주요 요건인 임상 파이프라인이 없음에도 작년 2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전문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A등급을 받아 그해 8월에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후 5개월 만인 올해 1월 1차 관문인 예심을 통과하고 3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IPO 절차를 빠르게 밟아왔다.
보유한 기술력이 경쟁사 대비 범용성이 있다고 평가받은 덕분이다. 현재 씨젠의 기술은 아민 계열 약물을 붙이는 것만 가능한 반면 오파스는 페놀 계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아민 계열보다 페놀 계열의 약물이 10배가 더 많고 정상세포와 결합하는 빈도는 더 낮다"며 "둘 간의 데이터를 비교하면 오파스의 안정성이 더 높아 끊어지지 않고 약효가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인투셀은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이전 계약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출액은 2023년 16억1640만원, 2024년 29억503만원으로 1년 간 약 80% 성장했다. 2023년 12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공동연구계약을 맺은데 이어 2024년 10월 에이비엘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받은 수익을 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지금은 100억 적자, 2027년엔 흑자전환
다만 인투셀은 아직 기술개발비 때문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인투셀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97억, 99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올해 손실이 최대치를 찍은 후 차차 손실폭을 줄이며 2027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2027년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239억원, 299억원이다.
인투셀이 2027년을 흑자전환 시점으로 보는 건 연기된 기술이전 계약 건이 그 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2028년까지 기술이전을 10건 이상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서영석 인투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에 기술이전을 2건 체결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고객사 자체 사정으로 인해 연기돼 밸류에이션(가치 산정)에서 뺐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이비엘바이오와의 계약이 반영된 실적 추정만 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 중인 건은 다수지만 올해 1건, 내년 1건 체결되는 것으로 가정했다"고 덧붙였다.
오파스를 기반한 파이프라인 'B7-H3 ADC'의 성과도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매출은 2027년 190억원, 2028년도 370억원 가량으로 예상했다.
서영석 CFO는 "경쟁사인 리가켐바이오는 최근 딜을 기준으로 4000억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동일한 수준에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때 보수적으로 잡아 (4000억원의) 3분의 1 이하로 실적을 추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파이프라인 데이터가 1~2년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비롯해 추가적인 기술수출 계약, 마일스톤 발생 등을 고려하면 잠재력은 상당히 크다"고 자신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데이터를 아직 확보하지 않은 부분은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서 CFO는 "이미 고등동물인 원숭이까지 확인했고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항체나 약물의 문제이기 때문에 항체나 약물을 바꿔 얼마든지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실적 추정을 바탕으로 회사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는 1만2500~1만7000원이다. 이번 IPO에서 150주를 모집하며 187억원을 모집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1853억~2520억원이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쏟아질 우려에 대비해 최대주주인 박태교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25.5%는 3년간 팔지 않기로 락업을 걸었다. 전략적투자자(SI) 리가켐바이오도 3.0%를 3년간 의무보유에 동참하기로 했다.
회사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5월12일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들은 5월13~14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청약 가능하다. 상장예정일은 5월2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