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펀드 등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매달 30만명 넘게 새롭게 계좌를 만들면서 가입자 수는 어느덧 121만명을 넘어섰다.
중개형 ISA가 흥행으로 증권사들은 덩달아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특히 중개형 ISA 가입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MZ세대를 미래 핵심 고객군으로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매달 30만명 신규 가입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중개형 ISA 가입자는 121만9593명으로 전달 87만9336명 대비 34만여명 늘었다.
지난 2월 첫 선을 보인 중개형 ISA는 기본적인 세제혜택에다 투자자가 한 계좌 내에서 주식과 펀드, 리츠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직접 운용할 수 있어 무서운 속도로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을 계기로 직접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기존 신탁형·일임형 ISA는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다 보니 중개형 ISA가 출시와 함께 인기몰이에 나섰다.
여기에다 최근 세법 개정으로 중개형 ISA의 인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ISA 계좌를 통해 국내 상장주식을 매매하거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 투자할 경우 투자소득이 발생하더라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지난 7월 26일 발표했다.
중개형 인기에 증권사 함박웃음
중개형 ISA가 큰 인기를 끌면서 증권사들이 덩달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중개형 ISA는 상품의 특성상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중개형의 인기는 곧바로 증권사 고객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개형 ISA 출시 이후 은행에서 증권사로 머니무브 현상이 도드라졌다. 최근에는 전체 ISA 계좌를 통틀어 증권사를 통한 가입자 수가 은행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증권사를 통한 ISA 가입자 수는 128만7839명으로 은행 가입자 97만65명을 크게 앞질렀다. 한 달 전인 6월 말까지만 해도 은행이 99만4919명으로 95만400명인 증권사보다 많았다.
중개형 ISA가 출시되기 전인 올해 초와 비교하면 증권사의 약진이 더 눈에 띈다. 지난 1월 말 기준 증권사 ISA 가입자는 15만9559명에 불과한 반면 은행은 182만137명에 달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중개형 ISA 출시 이후 은행 ISA 가입자들이 대거 증권사로 이동했다는 얘기다.
미래 '큰손' MZ고객 잡아라
증권사들은 중개형 ISA 가입자 대부분이 청년층인 만큼 미래 핵심 고객군으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중개형 ISA의 인기는 MZ세대로 대변되는 20~30대가 이끌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중개형 ISA 가입자 중 20~30대는 55만4767명에 달하면서 전체 중개형 ISA 가입자의 45%를 웃돌았다. 중장년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청년층에서 직접 투자 수요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보니 가입자 수가 크게 늘고 있음에도 가입금액 측면에선 여전히 은행이 앞서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은 2030세대는 향후 재산 축적 가능성이 큰 만큼 자산관리(WM) 등의 분야에서 장기 고객군으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그 연장선에서 적극적으로 중개형 ISA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금 리워드 이벤트를 연장하기로 했고, NH투자증권은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계좌 내에서 1년간 주식매매는 물론 유관기관 수수료까지 면제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중개형 ISA 계좌 내 주식 거래 시 온라인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최근 중개형 ISA 시장에 뛰어든 하이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도 현금 리워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능과 혜택을 탑재한 중개형 ISA의 등장과 함께 증권사로 고객 이동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ISA 상품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는 중장기적으로 증권사의 핵심 고객층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만큼 고객 유치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