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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예고에도 주가는 '비포 코로나'

  • 2021.10.12(화) 17:58

3분기 실적 기대에도 주가는 부진
반도체 고점 우려에 전망도 '흐림'

3분기 사상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예고했지만 장밋빛 실적 전망과 별개로 주가는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4분기부터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기도 쉽지 않은 터라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적은 '역대급' 

12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오는 26일 실적을 공개하는 SK하이닉스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11조8610억원, 영업이익은 4조19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대로 실적이 나오면 매출액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 3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대 매출액인 11조4168억원을 뛰어넘고, 영업익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18년 4분기 4조4301억원에 근접한다.

이 같은 역대급 실적은 회사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낸드플래시와 D램 시장이 동시에 호황을 누린데다 최근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실적 호조에 힘을 보탰다. 연초 110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연일 오름세를 기록하며 12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더 좋아질 전망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디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가 이어지면서 4분기 매출액은 12조6670억원, 영업익은 4조54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과 반대로 가는 주가…2년 전으로 돌아갔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과 달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2.66%(2500원) 내린 9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 주가는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하기 전인 지난해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2200선에 머물렀던 코스피 지수는 같은 기간 약 700포인트 오르면서 3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세는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3월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3월2일 장중 가격인 15만500원과 비교해 39% 넘게 떨어졌다. 109조5644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66조6122억원으로 43조원이나 증발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약 -4%)는 물론이고 마찬가지로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약 -17%)와 비교해도 낙폭이 훨씬 크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7일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가를 17만7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29% 하향하면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증권가는 4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6개월 후 반도체 업황 전망을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특히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커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삼성전자에 비해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4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는 등 업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크게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를 고려할 때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상황은 당분간 호전되긴 어렵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남대종 연구원은 "고객사들의 재고가 쌓이고 공급량이 늘면서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 하락폭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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