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글로벌 화두로 급부상하며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다.
메타버스 내 증권사 지점을 오픈하는가 하면 채용설명회를 여는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 MZ세대 사로잡기에 열심인 모습이다.
오프라인 지점 줄고, 메타버스 지점 늘고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의 메타버스 지점 설립이 활발하다.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대면에 더 익숙한 MZ세대를 잡을 대안으로 메타버스 지점이 떠오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MZ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메타버스 지점을 26일 오픈했다. 해당 메타버스 지점은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챔피언스라운지금융센터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그대로 구현했다. 1층은 문화예술 전시와 콘퍼런스 공간으로, 옥상은 야외 액티비티를 위한 옥상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 지점을 통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MZ세대와의 소통 통로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9월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최초로 미래에셋 건물인 센터원과 제페토 지점으로 구성한 '미래에셋증권 제페토 월드'를 개설한 바 있다. 제페토 지점을 통해 계좌개설, 상품교육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아예 자체제작 메타버스 플랫폼을 내놓는다. NH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 나무에서 'NH유니버스(가칭)'라는 이름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현재 회사 사옥의 내·외관을 그대로 구축한 공간에 고객이 조종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고객 참여형 게임과 투자 컨퍼런스, 1대 N 투자 상담 등을 제공한다.
다른 증권사들도 속속 메타버스 지점 확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오프라인 지점 축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메울 온라인 플랫폼으로 메타버스 지점을 활용하는 것이 제격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 개수는 833개로 올해 들어 36개 지점이 줄었다.
채용 설명회·사내 시상도 메타버스로
메타버스 지점을 신설하는 것 외에도 회사에서 진행하는 여러 활동을 메타버스 상에서 진행하는 사례도 많다.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공개함으로써 MZ세대 대상 브랜드 이미지 재고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설명회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한다는 파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2021년 하반기 신입사원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는 대표이사 인사를 시작으로 회사 소개 및 선배 사원 합격 후기 등 다양한 콘덴츠를 제공하고 1:1 직무 상담 및 채용 절차 상담 등을 지원한다. 특히 1:1 직무 상담은 현업 선배들이 상담자로 참여해 양질의 조언과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며 인사 상담 부스에서는 채용 절차 및 단계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해당 채용설명회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7월 또 다른 메타버스 공간인 '이프랜드'에서 2분기 우수 본부 및 지점 시상식을 진행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를 비롯한 30여 명의 임원과 지점장이 참석했으며 장 대표 아바타와 우수 본부장, 지점장 아바타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MZ세대의 성장과 함께 메타버스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증권사들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MZ세대와의 친숙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향후 증권사들의 메타버스 활동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뿐 아니라 전 금융업권에서 오프라인 지점을 축소하는 분위기"라며 "비대면 영업의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객이 단순 온라인 다이렉트 구매 사이트보다는 메타버스 지점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직관적이고 편한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지점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