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증권사 주총]②사외이사, 올해도 '법조·교수'가 대세

  • 2022.03.17(목) 17:25

법조·교수 선호 지속…IT·마케팅 전문가도 눈길
이사회 투명성 강화 필요…자체감사·BSM 대안 두각

올해 증권사들의 사외이사 진용은 여전히 교수와 법조계 인사로 요약된다. 사상 초유의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증권사가 각종 제재 대상이 된 데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2년차를 맞아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정책 결정의 당위성을 높이려는 분위기가 이어진 결과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비즈니스워치

삼성·대신, 판·검사 추천…NH·신한도 변호사 중임

삼성증권은 올해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최혜리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를 올렸다. 임기가 3년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자리다. 최 변호사는 서울민사지방법원 및 서울가정법원 판사 출신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서울법원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 등을 거치며 법조계와 공공기관에서 활동한 이력을 보유했다. 

삼성증권은 "사외이사 후보군 안에서 관리되던 인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인 장범식 사외이사의 추천으로 후보가 됐다"며 "판사 출신 변호사로 법리에 밝고 민사 소송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김성호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후보자로 신규 선임했다. 그는 춘천·대구지검 검사장을 역임한 검사 출신으로 2006년 8월부터 1년여간 제58대 법무부 장관을 맡았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12월 새 감사위원으로 선임해 지난 1일 임기가 만료된 박민표 변호사를 재선임할 예정이다.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및 대검찰청 강력부장 등을 역임한 법조계 출신 인사다. 박 변호사의 신규선임 당시 "자본시장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던 NH투자증권은 올해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법조계 출신 박종우 법무법인 아리율 변호사를 감사위원에 중임하기로 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사태로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압수수색을 받던 2020년 당시 선임된 인물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감사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교수 선호현상도 여전

증권가의 '교수 사랑'도 여전했다. 교수들이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각종 학회나 위원회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단 장점 때문이다. 대학이 한 사회에서 신뢰받는 기관인 만큼 교수를 사외이사 자리에 앉히면 추진 사업의 신뢰도나 정당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주총에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성 교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 위원과 한국금융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금융·경제 전문가다.

석준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부교수를 새 사외이사 후보에 올린 것도 눈에 띈다. 전기공학 박사이자 IT 전문가의 영입은 최현만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가상자산 등 디지털 기술을 강조한 것과 맥락이 맞닿아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IT, 신성장 전문가로서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주와 사회의 이익을 대변하는 동시에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주요 경영사안을 결의할 것"으로 기대했다. 

키움증권은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오는 28일 정기주총 의결시 임기 2년인 감사위원회 위원도 겸직하게 된다. 통계학 박사인 그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의 자문위원을 역임하며 핀테크 업계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 온 IT금융 전문가다. 작년 9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데 이어 종합금융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읽을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사외이사인 장정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새로 선임한다. 앞서 지난 2018년 하나금융투자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 자리에 올라 연임을 거듭한 인물이다. 국방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 및 국방정보화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한국기업경영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KTB투자증권은 박찬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새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박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마친 마케팅 전문가로 한국마케팅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는 회사가 이번 정기주총에 사명 변경 안건을 상정되는 등 '다올투자증권'으로의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KTB투자증권 측은 "새로운 사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박 후보자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투명성 강화 필요

금소법 시행 2년차로 접어든 올해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가 뿌리를 내리는 시기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투자상품 판매와 관련한 증권사의 법적 책임과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는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이사회 투명성도 이에 맞춰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빠른 리스크 대응을 위해 증권사에 자체감사를 요구하는 '자체감사요구제도'를 연내 도입해 시범 실시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사회가 증권사 내부감사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이후 문제가 되면, '사외이사 교체' 등 이사회 개선안을 제출하게 해 책임을 묻겠단 방침이다. 

이와관련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최근 공개한 이사회 역량 현황표(BSM) 또한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BSM에는 이사회 구성원이나 후보의 전문성, 자본시장 이해도, 핵심 산업 경험 등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격자 형식으로 기재돼 있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코카콜라 등이 BSM으로 이사회 정보를 공시하고 있다.

최효정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사 선임 안건으로 사외이사 후보의 약력 정도만 공개되는데 비해 BSM은 이사회의 전문성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며 "(기업과 이사회의) 투명성 강화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