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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주총]①'구관이 명관'…CEO 연임이 '대세'

  • 2022.03.16(수) 15:58

메리츠·대신·NH투자·교보·미래에셋·이베스트 재선임 전망
역대급 실적으로 증명된 경영능력…'변화보다 안정' 인식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증권사들도 이번 주를 시작으로 주총에 나선다. 다수 증권사가 최고경영자(CEO)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 안건을 상정해 이들의 거취가 대거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유례없는 증시 호황 속에서 역대급 실적을 낸 증권사들은 최근 전 세계적 긴축 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CEO 연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무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비즈니스워치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17일 메리츠증권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정기 주총을 차례대로 개최한다. 18일 대신증권, 23일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 24일 미래에셋증권, 25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다. 

올해 증권사 주총에선 CEO 재선임 안건이 잇달아 상정돼 연임 여부를 두고 특히 이목이 쏠린다. 업계 최장수 CEO로 기록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새로운 장수 CEO의 탄생 또한 예고됐다.

가장 먼저 올해로 13년째 메리츠증권을 이끌고 있는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주목된다. 최 부회장은 2010년 2월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된 이후 2018년 1월 부회장 승진을 거쳐 현재까지 메리츠증권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번 4연임까지 성공하면 임기가 2025년 3월까지 보장돼 무려 15년가량 메리츠증권 CEO 타이틀을 이어갈 수 있다. 

이는 역대 국내 증권사 CEO 임기로는 최장 기간이다. 앞서 업계 최장수 CEO는 2008년 6월부터 작년 3월까지 13년간 교보증권을 이끈 김해준 전 사장이다. 

최 부회장은 메리츠종금 합병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로 중형사던 메리츠증권을 자기자본 5조원대의 대형사 반열에 올려놨다. 작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내는 등 덩치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잡았단 평가다. 

때문에 업계는 그의 연임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최 부회장을 CEO 후보에 단독 추천한 이사회 또한 "코로나19 장기화,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 심화에도 기업금융(IB)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오는 18일 주총을 열고 양홍석 부회장과 오익근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연임 안건을 처리한다. 양 부회장과 오 사장은 지난해 11월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오너 일가인 양 부회장의 연임은 기정사실이고, 오 사장의 경우 라임펀드 사태를 비교적 잘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로 연임이 유력하다. 대신증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23일 CEO 연임 안건을 다룬다. 먼저 NH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이 옵티머스 펀드 판매 증권사 CEO 제재에 대한 판단을 미룬 가운데, 정영채 대표이사 사장을 지난 2일 단독 추대해 주총에서 3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교보증권은 박봉권 대표이사 사장 연임을 결정한다. 2020년 2월부터 기업금융(IB)·자산관리(WM)총괄 사장을 맡고 있는 그에 대해 교보증권 이사회는 "매년 창립 이래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경영성과 측면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첫 전문경영인 회장인 최현만 대표이사 회장의 재선임을 24일 주총에서 확정한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등 두드러진 경영성과를 내면서 그 역시 수장 자리를 무리없이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5일 김원규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을 의결한다. 김 사장은 2013년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NH투자증권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이후 2019년 3월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자리에 올라 성장을 이끌었단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직 자기자본이 1조원에 못 미침에도 지난해 1600억원대의 순익을 거뒀다. 몸집이 더 큰 한화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교보증권의 실적을 뛰어넘으며 어엿한 중형 증권사 위치를 공고히 한 것이다.

이처럼 올해 증권사 CEO 라인업에는 이변이 없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근 2년간 증권사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올해 들어서는 대내외 변동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구관이 명관'이란 공식이 통하게 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총을 앞뒀지만 (CEO의) 경영성과가 워낙 좋다 보니 이미 내부에서는 (연임에 대해) 만장일치가 된 상태"라며 "향후 시장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도 올해는 연임이 맞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회사 입장에서는 수치상으로 성과가 뚜렷해 연임을 결정하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다"며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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