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변화의 밑그림을 그렸다. 바이오·헬스케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롯데지주가 직접 관련 법인을 신설해 적극 투자·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부회장)는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제55기 롯데지주 정기 주주총회(주총) 자리에서 "롯데지주가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직접 투자·육성해 해당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은 각각 지난해 8월 신설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 신성장2팀과 3팀에서 주도해 왔다.
롯데지주는 먼저 7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헬스케어'법인을 신설한다. 롯데헬스케어는 향후 메디컬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식품 사업부문과 협업해 건강기능식품·건강지향식 개발과 실버타운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은 외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전체 그룹 차원에서는 '지원 역할'에 집중한다. 롯데그룹은 지난 24일 롯데제과·롯데푸드의 합병을 결정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코리아세븐이 한국미니스톱을 3134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지주는 이 과정에서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이를 이어가 계열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롯데지주는) 핵심 사업인 식품군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을 지원했다"며 "편의점 사업에서는 미니스톱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지주는 각 계열사별 미래 사업도 구체화했다. 롯데렌탈·롯데정보통신은 미래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낸다. 이달 롯데렌탈은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의 지분 13.9%를 1832억원에 취득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이 대표는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롯데지주는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해 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고,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늘린 바 있다. 그 결과 2021년 매출액을 전년 대비 9.2%, 영업이익을 38.5% 끌어올렸다. 롯데지주는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2021년 기준 총 1073억원의 배당 지급 계획도 밝혔다. 보통주 기준 주당 1500원을 배당하는 수준이며 시가배당률은 4.9%다.
이 대표는 "롯데지주는 시대 변화에 대응하며 그룹사가 유기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차질 없이 구축하고, 롯데의 성장 엔진이 될 혁신 기업의 탄생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롯데지주의 미래를 믿고 투자해 주신 주주 여러분께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려 주주 이익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개정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자기주식 소각을 위한 자본금 감소 등 6개 안건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롯데지주 대표이사인 신동빈 회장과 송용덕 부회장은 재선임됐다. 신규 사내이사로는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선임됐다. 권평오 전 코트라 사장, 박남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의 사외이사도 신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