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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항' 롯데헬스케어…선장에 M&A통 앉힌 이유

  • 2022.04.07(목) 06:50

M&A 전문가 첫 수장으로 낙점…빠른 확장 예상
240조 헬스케어 시장 정조준해 '선점' 노린다
'진짜 변신'위해서는 '빠른 판단' 필요해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초대 대표(좌)와 우웅조 롯데지주 상무(우).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롯데헬스케어가 출범했다. 첫 수장으로는 인수합병(M&A) 전문가가 낙점됐다. 향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 움직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롯데헬스케어는 향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래 잠재력에 주목한 선택이다. 헬스케어 시장은 성장세가 높지만 아직 지배적 플랫폼이 없다. 롯데헬스케어가 이를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아울러 또 다른 신사업의 한 축인 바이오 사업과 타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아직 부족한 '노하우'가 과제로 꼽힌다. 롯데헬스케어가 롯데그룹의 변화를 이끄는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헬스케어, 첫 대표로 M&A 전문가 낙점한 이유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1일 법인설립 등기를 마무리했다. 롯데지주가 자본금 70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 형태다. 초대 대표로는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선임했다. 사내이사로는 우웅조 롯데지주 상무, 이경주 롯데그룹 식품HQ(헤드쿼터) 상무가 자리했다. 이들 중 이 대표와 우 상무는 롯데헬스케어 출범 이전부터 헬스케어 사업을 준비해 온 인물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전문회사'를 표방한다.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실제로 롯데헬스케어는 정관상 사업목적에 O2O(Offline-to-Online) 서비스업을 명시했다. 헬스케어 상품·서비스 판매를 넘어 오프라인 점포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뒀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초기 핵심 전략은 M&A가 거론된다. 이 대표가 과거 롯데지주의 와디즈 투자, 미니스톱 인수 등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어서다.

이는 롯데헬스케어의 '빠른 안착'을 위한 인사 운영이라는 분석이 많다. 공격적 투자로 사업 구조를 조기에 완성하고, 운영은 전문가에게 맡겨 사업을 성장시킬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해 나영호 롯데ON 대표 선임 이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후임으로는 삼성전자에서 삼성헬스 플랫폼 파트장을 역임한 전문가 우 상무가 거론된다. 롯데헬스케어의 '진짜 출항'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롯데그룹은 왜 헬스케어를 점찍었나

롯데그룹은 헬스케어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20년 237조원 규모였던 국내 헬스케어 시장이 오는 2030년 4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원격의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성장세다. 2020년 152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2025년 4040억 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 시장에는 '절대강자'가 없다. 일부 식품·유통기업이 건기식 등 사업을 시작했을 뿐이다. 게다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대부분 분야는 아직 규제 대상이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미국도 지난 2020년에야 관련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규제 완화 논의가 시작됐다. 때문에 운동·식단관리 등 특정 영역 외 마땅한 '플랫폼'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롯데헬스케어가 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헬스케어 시장은 대부분 상품·서비스 중심이었고, 규제 때문에 마땅한 플랫폼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이런 규제는 머지 않아 풀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겨냥해 보험·의료업계 등이 플랫폼 구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들은 제조·유통 인프라가 부족하다. 롯데그룹은 이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시너지'  노린다…남은 과제는

롯데그룹은 롯데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타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식품 사업군과 협업해 건강기능식품 상품 개발 등에 속도를 더한다. 롯데호텔과는 실버타운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한다. 나아가 플랫폼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웰니스 의료기기 등 바이오 신사업까지 안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롯데그룹은 아직 신사업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관련 분야의 경험과 기반 시설도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경쟁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이 헬스케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을 캐시카우로 안착시켰다. 현대백화점은 화장품 원료 등에 바이오 사업을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바이오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물론 헬스케어·바이오 사업 분야는 넓다. 롯데그룹이 이들과의 직접 경쟁을 피할 수도 있다. 다만 사업모델의 완성이 늦어질수록 성공 가능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은 사활을 걸고 변하고 있다. 최근 M&A에만 1조원이 넘게 투자했다. 과거 그룹 비전 제시에 집중하던 신동빈 회장은 바이오·헬스케어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시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것이 롯데그룹의 미래를 가를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최근 위기의식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신사업들이 그룹의 전체 틀을 바꿀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다가설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사업 구상을 밝히지 않는 것은 이런 고민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롯데그룹이 헬스케어·바이오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면 인프라는 물론 인력·조직까지 보강해야 한다. 시장 선점이 목표인 만큼 M&A 등을 추진할 때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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