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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줍줍]'춘래불사춘' 크래프톤…'존버'가 답일까

  • 2022.04.26(화) 14:17

상장후 주가 공모가 대비 '반토막'
주가 전망 긍정적…일부선 목표가 ↓
공매도 잔고 축소는 긍정적 시그널

어두운 터널의 끝은 어딜까. 크래프톤의 추락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개별종목 이슈와 악화되는 거시경제 환경속에 도무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는 어느새 공모가의 반토막 밑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부정적 전망에 소극적인 증권가 평가도 혼재돼 있다. 대체로 수익성 개선과 신작 출시 모멘텀을 투자 포인트로 제시하고 있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섣부른 진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주주들이 감내해야 할 인내의 끝이 아직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브레이크 없는 하락세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주가는 전 거래일에 24만2500원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직전 장 대비 3% 급락한 수치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이미 반토막 난 공모가(49만8000원)에서 보다 더 멀어졌다.

크래프톤의 부진은 'KRX 게임 K-뉴딜지수' 추이에 잘 반영되고 있다. 이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3개 종목 비중이 75%에 달한다. 지수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시총 상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수도 지난해 11월18일 종가 기준으로 52주 최고가(1735.33포인트)까지 치솟은 후 현재는 997.15까지 폭락한 상태다. 불과 5개월 만에 74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공교롭게도 지난 25일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주가도 각각 2.37%, 3.70%씩 밀렸다. 시총 상위 1~3위 종목이 10%에 육박한 주가 하락률을 합작했다.

상장후 크래프톤의 성적은 같은 달 데뷔한 동기들 중에서도 저조한 편에 속한다. 지난 2021년 8월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종목(스팩 제외)은 총 12개 종목이다. 이중 6개 종목이 공모가 대비 수익을 내고 있고 나머지 종목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 이후 직전 거래일까지 주가가 공모가 대비 반 토막 난 종목은 세 종목이다. 바이젠셀(–56.07%), 한컴라이프케어(-51.53%)와 함께 크래프톤(-51.31%)이 포함된다. 이는 지난 1월 전멸에 가까운 주가 하락이 치명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당시 열린 20거래일 동안 크래프톤의 주가는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했다. 연초 주당 46만원선에 위치했던 주가는 1월말 27만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최근에는 주주환원 정책의 포석으로 자본잉여금의 절반을 이익잉여금으로 돌린 게 도리어 화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자본잉여금 2조4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다"며 "이에 따라 공모자금을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비판과 함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주가가 급락했다"고 평가했다.

통상 신규상장 기업은 공모자금을 설비투자나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데, 크래프톤의 경우 미래 먹거리를 위한 뚜렷한 투자 대상이 없기 때문에 이 자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주주들의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가 방향등도 '제각각'

크래프톤의 주가가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이달 리포트를 발간한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크래프톤의 신작 모멘텀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견해다. 세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12개월 목표주가를 40만원에서 43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번 2분기에는 올해로 다섯 돌을 맞은 배틀그라운드의 부분 유료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3분기에는 전략 게임 '프로젝트 M' PC버전 출시, 4분기에는 2022년 최대 기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Callisto Protocol)' 출시가 예정돼 있다.

반면 DB금융투자는 목표가를 낮췄다. 지난해 12월 65만원에서 올해 2월 35만원으로, 이달 12일에는 31만원으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시장 기대치를 훌쩍 웃도는 실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뉴스테이트 일평균 매출액 7억원, 칼리스토 프로토콜 초기 패키지 판매량 150만장을 가정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8% 증가가 예상된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가정 이상의 성과 달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올들어 공매도 잔고는 꾸준히 줄고 있다. 연초 7000억원 규모였던 잔고는 현재 2200억원대로 약 3분의 1 가량 축소됐다. 추가적인 관망이 필요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장후 주가가 워낙 부진하고 다른 증권사에서도 리포트를 낼 때마다 목표가를 낮추고 있어 사실상 주가 전망은 무의미한 것 같다"며 "다만 공매도 포지션 청산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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