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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토큰증권 상품 나오려면 발행업 규제 강화해야" 

  • 2023.03.06(월) 16:30

토큰증권 주제로 제6차 디지털자산특위 간담회
학계 "업권 아닌 금투업 단위 라이선스 관리 필요"
증권업계 '프로세스 정립·가이드라인 구체화' 요구

토큰증권(ST)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앞두고 발행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실한 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토큰증권이 시장에 유통돼 투자자 피해를 키우는 것을 막자는 의도에서다. 이를 위해선 토큰증권 발행을 투자매매업으로 분류해 자본금과 내부통제체계 등 자격 요건을 엄격히 설정해야 한다는 견해다. 

한편 금융당국은 토큰증권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가상자산업계 요구에 대해 경계심을 표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백지현 기자 jihyun100@

"업권 아닌 금투업 단위로 라이선스 관리해야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정무위원회·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주최로 제6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가 열렸다. 토큰증권 발행(STO)을 주제로 한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윤창현 특위위원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윤한홍 정무위 간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 패널이 참석했다. 

토큰증권은 증권 발행 방식 중 하나로,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 증권과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디지털 자산의 중간 형태로 볼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토큰증권을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해 제도권으로 공식 편입했다. 아울러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도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하는 것을 허용한 바 있다.

이날 전문가 토론에 패널로 참여한 류혁선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현 제도는 유통구조에 초점을 맞춰 장외 중개 가능 라이선스를 별도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며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건 발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자계약증권 발행 업무를 투자매매업으로 분류해 주장했다. 류 교수는 "토큰증권 시장 오픈을 계기로 앞으로는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이 아니라 금융투자업 단위로 라이선스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책임능력이 담보될 수 있는 구조로 자본금, 내부통계체계 등 요건을 갖추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전세 사기 우려가 있는 비건전 부동산 자산으로 토큰증권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유통할 경우, '폭탄 돌리기'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는 것. 따라서 발행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류 교수는 "(투자계약증권 발행 업무를) 투자매매업으로 규정하면 혁신성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좋은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둔 좋은 상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나오는 조각투자 부동산이 활성화가 안되는 이유는 좋은 상품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고객에게 뿌려질 수 있는 혁신적인 STO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면 유통시장에선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전통 금융투자업자뿐 아니라 블록체인 사업자도 쉽게 유통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거래의 효용성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류 교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조속한 제정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은 자산유동화 관련 법 적용을 받고 있어 굳이 자본시장법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될 경우 현재 (토큰증권의) 발행, 유통 등 모호한 부분에 대한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토론 패널로 나선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토큰증권 시장이 열렸지만 관련 법이 준비되지 않아 규제 공백이 너무 크다"며 "디지털자산법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당국, 규제 완화는 '경계' 

금융위는 상반기 관련 법 통과를 거쳐 내년부터는 샌드박스 제도 없이 토큰증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전자증권법 개정사항 두 가지와 자본시장법 개정사항 한 가지가 있는데, 실무 협의를 거쳐 하반기부터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계좌관리 기관이나 장외거래중개업자 등과 관련한 세부사항은 법 개정 이후 시행령과 규정(변경)을 통해 이르면 내년 중 특례 샌드박스가 아니라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과 관련한 규제 완화에 대해선 경계심을 내비쳤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기존에 없던 비정형적 권리가 증권으로 발행되는 등 다양한 장외시장에서 유통됨에 따라 부실한 증권의 획기적인 투자 대상으로 둔갑하거나 투기 시장이 생겨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토큰증권과 관련, 타 증권과 비교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있다"면서도 "증권 형식의 토큰이라는 이유만으로 규제 차익이 생기고 시장이 기형적으로 성장하는 것 또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영 과장은 발행과 유통 분리 원칙의 필요성과 관련해 "기존 코인 시장에서는 발행과 유통이 섞여 있다보니 기술적으로 당연히 가능하지 않냐고 얘기한다"며 "원칙적으로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제도를 통해 지키려는 법익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발행 유통 분리로) 다양한 조각투자 상품 중 좋은 상품을 골라 거래하도록 하는 것이 유통업자가 자체 브랜드를 높이고 투자자 보호에 더 신경쓰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가이드라인 구체화" 요구 '봇물' 

토큰증권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이나 증권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요구가 쏟아졌다. 기관의 역할 분할을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부터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

류지해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TF 이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증권에 적용할 때 기술 자체의 성능 안정도 필요하지만, 증권에 맞게 기술 표준을 정의하고 이에 따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탁원 등 여러 기관과 사업주체들이 역할과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우영 KB증권 디지털자산업추진단 부장은 "토큰증권은 다양한 참여자들이 협업관계를 이뤄야 톱니바퀴처럼 굴러갈 수 있는 구조"라며 "발행·유통 분리와 이해상충 방지 취지를 잘 지키면서 유통시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지에 대해 관계자끼리 협의해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석 부장은 또 "(유통시장에서) 가격발견 기능, 일정 수준의 가격 변동성 등 시장 매력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도 했다. 예를 들면 리츠를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과 비교할 때, 수익성 관리나 투자 안정성 측면에서 리츠가 더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국을 향해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투자 한도를 설정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홍상영 삼성증권 디지털전략 담당은 "어떤 자산이 ST를 통해 발행, 유통될지 모르지만 규제 특례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투자자 보호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테스트베드를 통해 위험도를 충분히 파악한 후 투자한도 설정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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