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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던 서학개미,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상폐에 '화들짝'

  • 2023.05.03(수) 06:45

JP모건 인수 후 상장폐지 절차 밟는 중
퇴출 선례 SVB, 장외거래서 주가 99% 하락

최근 주가가 급락한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FRC) 주식을 '줍줍'한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된 후 뉴욕 증시에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다.

상장폐지 후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식 가치는 앞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전망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 추이/그래픽=비즈워치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식을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최근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로 파산한 SVB와 같은 미국 중소 지역은행이다. SVB 파산 이후 지역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역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시달렸고, 그 결과 지난 1분기에 약 1000억달러 이상의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유동성 위기설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한 미국 금융당국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모든 자산을 압류하고 폐쇄 조치했다. 이어 은행의 새 주인을 찾은 결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모든 지점은 이미 JP모건체이스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중이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이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식 거래를 중단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상장폐지되면 이 은행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볼 전망이다. 약 한 달 새 주가가 97%나 폭락한 상황에서 상장폐지 이후 SVB 모회사인 SVB파이낸셜 사례처럼 장외거래 시장으로 이동하면 남은 3.51달러의 주식 가치마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SVB 파이낸셜은 지난 28일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된 후 미국 OTC거래소(장외거래소)로 이전 상장했다. 이전 상장 당일 SVB파이낸셜 주가는 106.04달러에서 0.4달러로 99.62% 급락했다.

특히 지난 3월 8일 이후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가 폭락하는 와중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가 많아 손실액은 상당히 클 수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3월 8일 115달러였으나, SVB 파산 여파로 유동성 위기설이 돌면서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다 같은 달 13일에는 31.21달러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적잖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가 은행을 다시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매수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13일부터 이달 1일까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순매수 결제금액은 9295만4635달러(약 1247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 순매수 결제금액 순위로 4위에 달하는 수치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 중에서는 테슬라 다음으로 결제액이 많다. 심지어 지난달 25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가 49.4% 하락했을 때도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일까지 은행 주식을 4187만3010달러(약 562억원)어치 추가로 사들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상장폐지 후 미국 OTC 거래소로 이동할 것"이라며 "현재 거래가 정지돼 있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OTC 거래소에서 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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