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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에 안도하는 미국증시…안심하긴 '글쎄'

  • 2023.08.12(토) 06:00

[서학개미 브리핑]
7월 CPI, 예상치 밑돌며 내달 금리동결 가능성 키워
연준 목표치 달성까진 시간 필요…긴축 종료는 아직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어두워졌던 미국 주식시장 분위기가 지난달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조금은 살아난 모습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커졌다.

물가가 점차 잡히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연준의 물가 목표치 달성까진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당장 지난달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등 물가 둔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품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연준의 긴축 종료 시점을 전망하는 데 있어서도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그래픽=비즈워치

예상치 밑돈 CPI…내달 금리 동결 가능성 커져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내놓은 7월 헤드라인(변동성과 상관없이 모든 지표 포함) CPI는 전년 대비 3.2%, 전월 대비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추정치 3.3%, 0.2%를 소폭 밑돌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에너지와 중고차 물가가 1년 전보다 각각 12.5%, 5.6% 하락한 것이 주효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의 경우 전년 대비 4.7%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6월 상승률 4.8%보다 둔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지표와 더불어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잣대로 삼는 주요 지표인 소비자물가가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내달 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후 다음 달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90.5%까지 높아졌다.

긴축 종료 기대는 '아직'

일각에선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이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지만 연준의 입장은 달라 보인다.

연준 위원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PI가 대체로 예상치와 맞아떨어진 것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하지만 승리가 우리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지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더 오래 동결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다수 전문가들도 연준의 긴축 종료 시점을 예단하긴 이르다고 지적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의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 달성까진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CPI 발표로 내달 FOMC 회의에서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긴 했으나 장기간 통화 긴축의 필요성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장 지난달부터 반등한 에너지 가격이 이달부터 헤드라인 물가에 반영되면서 8월 CPI 상승폭이 3% 중반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현 상황에서 에너지발 물가 상승에 대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휘발유 가격이 4주 전 대비 8%가량 급등하면서 8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3.6~3.7%에 달할 것"이라면서도 "현 수준이라면 에너지 가격 기저효과 해소는 주거비 물가 둔화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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