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시세조종 사건의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구속시킨데 이어 오는 23일 김범수 창업자를 소환 조사키로 했다.
올해 초 카카오가 SM엔터 인수전에 나설 당시 사모펀드의 대량 매집 등을 통한 시세조종 모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살피기 위함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지난 8월 김 전 의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이후 이번에는 소환조사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참고인 신분으로 받는건지, 피의자 신분으로 받는건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변호인단이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소환 조사 여부와 일정이 최종 확정되진 않은 상태다.
금감원 특사경은 김 전 의장 소환 조사를 통해 실무진의 시세조종 행위를 보고받거나 지시한 정황이 있는지 살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카카오가 SM엔터 인수 경쟁상대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SM엔터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특사경은 검찰에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를 요청했으며, 18일 법원은 배 대표에 대해서만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주목할 점은 5%룰 위반을 피의사실로 적시한 점이다. 지난 2월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도중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 지분 4.9%를 매입했다. 이외에도 원아시아파트너스, 헬리오스1호 등 사모펀드가 2.9%에 달하는 주식을 대량 매집이 목격됐는데, 당시 카카오와의 공모 의혹을 받았다.
결국 특사경이 5%룰 위반 혐의를 포함한 것은 수사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카카오의 공모를 확인했다는 의미다. 검찰과 특사경은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 사무실을 압수수색 해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