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 주 2750선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올해 삼천피(코스피 3000포인트)를 전망하는 장밋빛 관측이 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도 뛸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NH투자증권은 25일 리포트를 통해 올해 코스피 밴드 상단을 2830포인트에서 3100포인트로 상향했다. 삼성전자 실적 개선 기대감이 핵심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이 14조4000억원, SK하이닉스 16조8000억원, 2차전지 기업이 2조3000억원가량 증가할 경우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51.3% 증가한 17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연 연구원은 "그간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수익률이 저조한 모습이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삼성전자 실적이 지수 방향성을 결정짓는 관건으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감을 뛰어넘을 경우, 지수 상승 확신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10년 실질금리의 재상승 위험이 줄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금리 상승은 작년 내내 국내외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었으나, 향후 미국 장기 시장 금리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 코스피 밴드 기존 2300~2750포인트에서 2500~3000포인트로 조정했다. 역시 반도체 기업의 실적 반등 기대감을 전망치 상향 배경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한국 증시 내 영향력이 큰 반도체의 반등을 감안하면 지수의 추가 상승은 필연적"이라며 "현재 반도체는 가격 반등과 수요 회복으로 업황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AI 성장 수혜까지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자기자본비용(COE)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COE는 기업에 자금을 댄 투자자 즉, 주주가 요구하는 최소 수익률을 의미하며, 통상 ROE의 반대개념으로 이해된다. ROE가 COE보다 높으면 자본수익성이 우수한 기업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COE는 국내외 금리 하락을 감안해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금리 인하 전망이 이어지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횡보장을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는 정책 효과 소멸과 대외 정치 리스크로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전략상 상반기까지는 지수 베팅, 하반기에는 종목 중심의 선별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하나증권 역시 코스피 지수가 2900~3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코스피지수 할인율은 9.2%인 반면, 일본 니케이225지수 할인율은 5.1%다.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할인율이 일본만큼 조정될 경우 코스피 기대수익률이 오를 것이란 기대다.
이재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예상 ROE를 8.5% 적용할 경우 적정 PBR은 1배"라며 "이를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의 현재 대비 기대수익률은 10~11%(코스피 2900~3000포인트)로 추정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코스피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49조2000억원에서 53조8000억원으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52조5000억원에서 57조7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상반기 이익 추정치가 많이 오른 업종은 상사·자본재, 증권, 유틸리티, 운송, 필수소비재, 기계, 에너지, 반도체 등이다. 다만,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262조6000억원에서 251조1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