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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가이드라인 최종 확정…27일부터 공시 시작

  • 2024.05.26(일) 12:00

거래소,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 확정 발표
사업현황 진단‧지표선정 및 계획수립 내용 담아야
사업‧경영계획 부서가 작성…이사회가 관리‧감독
시장 진입‧퇴출 제도도 개선…좀비기업 적시 퇴출

올해 2월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을 발표한 후 수차례 논의를 거쳐 온 금융당국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의 세부 내용을 검토해 온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실제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투자자들과 어떻게 공유해야하는지에 대한 세부 해설서도 내놓았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거래소가 만든 밸류업 통합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경영상황, 투자지표, 주주환원정책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24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오는 27일부터 준비된 기업 중심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①기업가치 높여야 하는 이유 

올해 2월 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을 발표하자 자본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어떤 전문가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정의를 한 마디로 표현하지는 못했다. 그만큼 당국이 실시하겠다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체성이 모호했다는 의미다. 

거래소는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통해 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했다. 

거래소는 "기업가치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미래 현금흐름 등을 기반으로 산정하는 총 가치"라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증시를 통해 조달한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주주와의 관계에서 소통과 환원을 확대하는 등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②기업가치 제고 방법

투자자는 물론 상장사들도 자신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장 궁금해 하고 있다. 이번 최종안은 지난 2일 거래소가 처음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절차도 / 자료: 한국거래소

상장사들은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 6단계에 걸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투자자들에 공개해야 한다. 기업개요는 업종, 연혁, 제품‧서비스, 재무실적 등 사업보고서에도 들어가 있는 기본적인 기업 정보다.

핵심은 현황진단 부터다. 현황진단은 크게 △사업현황 진단 △지표선정 △지표분석으로 나뉜다. 사업현황 진단에서는 사업모델, 국내외 시장여건 기업의 경쟁력 등 사업현황을 다각적‧입체적으로 검토한 내용을 넣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증권신고서에 들어가는 회사위험‧사업위험 등이 내용과 유사하다. 

이어 기업 특성에 맞고 중‧장기적 가치 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지표를 선정해야 한다. 시장평가에 중점을 둔다면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을 선택하고 자본효율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 투하자본이익률(ROIC), 주주자본비용(COE) 등을 선택하면 된다. 

아울러 일반주주 권익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 등 재무지표에 해당하지 않는 비재무지표 요소도 기업가치 제고의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시계열분석, 산업평균 또는 경쟁사와의 비교, 사업부문이나 영역권역별 분석 등을 통해 기업의 지표가 적정한 지 등 낮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어 지표를 높이거나 비재무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목표를 수립한다. 

목표를 설정했다면 그 다음은 계획수립 단계다. 자기주식을 소각할 것인지,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것인지 등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평가한 내용도 공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주 및 시장참여자와 얼마나 소통했는지, 소통 내용은 무엇인지 등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넣어야 한다. ③누가 어떤 방법으로 공시할까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작성 및 관리 주체로 기업 전략·재무를 담당하는 부서 중심으로 작성해야한다고 밝혔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사업 및 경영 계획을 담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담당하는 부서가 작성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거래소는 이사회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감독하고 검토하는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경우 이사회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보고하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거래소는 상장공시시스템(KIND) 내에 기업 밸류업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 밸류업 통합페이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상장사들은 이 페이지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된다. 

주요 재무지표 예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거래소 공시규정에서 관할하는 것으로 자율공시 항목에 해당한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기업 자율이다. 다만 거래소는 연 1회 등 주기적으로 공시하는 것을 권장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성격상 공정공시 대상정보에 해당할 여지가 높다"며 "관련 절차 준수를 위해 기업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보다 상장공시시스템(KIND)를 통한 공시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기업가치 제고 계획 내용을 수정하려면 정정공시를 통해 수정 및 보완을 진행해야 한다. 정정공시 내용에는 내용을 바꾸는 이유 역시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④언제부터 공시하나 

거래소는 오는 27일부터 기업가체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준비가 된 상장기업부터 공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아직 준비 중인 기업들은 투자자와의 적극적 소통을 위해 향후 공시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는 예고 형태의 공시도 가능하다. 가령 올해 3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겠다고 알리는 것이다. 

거래소는 상장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안내 공문을 오는 27일부터 발송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시책임자‧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교육 및 찾아가는 지역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또 이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 상장기업 이사를 대상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알려주는 기회도 마련할 계획이다. 

상장사 뿐만 아니라 투자자 역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3분기 중 KRX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만들고 4분기 중 밸류업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을 추진한다. ⑤증시 선순환 구조 마련 

거래소가 확정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기업 자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및 공시에 참여할지 여부는 기업 자율"이라며 "어떤 지표를 중심으로 서술할지, 향후 몇 년 계획을 세울지 등 작성 내용도 자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시장참여자들은 자율에 맡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시각을 의식한 듯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24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최종안 발표 겸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증시 선순환 구조를 마련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정은보 이사장은 KRX핵심전략 추진 방향을 통해 증권시장 진입 및 퇴출제도를 합리화하고 증시 선순환 구조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상장심사 내실화 및 전문성 강화를 통해 우량 혁신기업의 진입을 촉진하고 반대로 좀비·부실기업은 조기에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시장 진입 제도개선은 △IPO심사기간 단축 등 상장심사 관행 개선 △딥테크 기업 등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심사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평가 체계 정비 △쪼개기 상장 시(인적분할 등) 투자자 보호 강화방안 마련 등이다. 

시장 퇴출 제도개선은 △상장폐지 관련 매매거래 정지기간 단축 추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과정에서 개선기간 부여 시 코스피는 기존 4년에서 2년으로 단축 △코스닥 상장심사를 기존 3심제에서 2심제로 단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진입요건 대비 현저하게 낮은 상장폐지요건도 개선할 예정이다. 

정은보 이사장은 "IPO와 상장폐지 제도를 합리화하는 것도 시장 회복에 중요한 과제"라며 "혁신기업이 쉽게 진입하고, 좀비기업은 적시 퇴출되는 증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자본시장 걸림돌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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