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금융회사도 재무제표 주석을 작성할 때 XBRL을 활용해야 한다. XBRL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사용하는 국제표준 전산언어다. 금융당국은 자산 10조원이 넘는 대형 상장 금융회사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1일 금융업 XBRL 주석 재무공시 시행 방안과 상장사·회계법인 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XBRL은 '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의 약자로 기업 재무정보를 쉽게 생성, 접근, 분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재무보고용 국제표준 전산언어다.
영문 계정과목명이 포함돼 있어 XBRL을 활용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영문으로 자동번역해준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상장사들은 회계법인을 통해 XBRL 기반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금융업 상장사의 재무제표 본문에만 XBRL을 적용하도록 했는데, 회계 정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작년부터 의무화 대상 상장사와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나온 금감원 지침에 따라 개별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비금융업 상장사들은 2023년 사업보고서부터 재무제표 본문 뿐 아니라 주석에도 XBRL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에 금감원이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한 금융회사도 2025년도 반기보고서부터 재무제표 주석 작성시 XBRL을 활용해야 한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재무제표 본문에만 XBRL 툴을 사용하고 있다.
금감원은 자산총액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직전 사업연도 기준 개별자산 총액이 10조원 이상인 법인부터 적용한다. 2023년 결산을 기준으로 27곳이 해당한다.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인 금융회사는 2026년 반기보고서부터 XBRL을 활용해 주석을 작성해야 한다. 자산총액이 2조원 미만 금융사는 2027년도 반기보고서부터 XBRL을 적용한다.
금감원은 우선 상장 금융회사의 XBRL 주석 재무공시가 안착된 후 비상장 금융회사 적용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엔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비금융업종 상장사(2023년 결산 기준 340곳)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금융업 상장사(2023년 결산 기준 27곳)가 의무적용 대상이다.
금감원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내년 XBRL 주석공시 대상 상장사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시범 제출 및 피드백 제공 △모범사례 제공 △실무교육 △작성 메뉴얼 마련 △1대 1 소통 및 기술지원 확대 등이다.
또한 LG, 롯데지주, KT&G 등 주요 상장사 14곳으로 구성한 'XBRL 데이터 품질 자문그룹'을 만들기로 했다. 자문그룹은 제출인 관점에서 작성 매뉴얼을 검토하고 XBRL 작성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당국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감원은 올 하반기 XBRL 재무제표 제출 관련 변경사항을 반영해 '전자문서제출요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XBRL 재무공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유관기관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상장사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XBRL 재무공시 시스템을 지속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