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이 현재 경영권 분쟁 중심에 있는 두 종목 고려아연, 영풍정밀에 대한 '투자주의' 경보를 내렸다. 현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관련 종목들이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고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문제는 시장 혼란을 틈타 고려아연, 영풍정밀 두 종목에 투자했다간 자칫 손실을 볼수도 있다는 점이다. 공개매수 기간에는 주가가 올라갈지 모르나 종료 후에는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합리적인 투자의사 결정을 위해 공개매수신고서 등 공시를 충분히 살펴볼 것을 권고했다. 분쟁 당사자 극적 합의→ 주가 하락 사례도
금융감독원은 8일 공개매수 관련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최근 일어나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관련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최근 상장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데 공개매수 당사자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단기적으로 관련 종목 주가가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무엇보다 공개매수 기간인 현재는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보일지 몰라도 공개매수가 끝나면 주가가 급격히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과거 B사의 경영권 분쟁 공개매수 당시 A사가 B사가 공개매수 기간 중 갑자기 합의를 도출하면서 주가가 전일 대비 23.5%(14만7800원→11만3100원) 하락하기도 했다.
또다른 상장사 D사의 공개매수 기간 중 C가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D사의 공개매수가 사실상 실패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주가가 전일 대비 25.1%(2만1150원→1만5850원)하락한 바 있다.
금감원은 "공개매수 종료 이후 주가는 분쟁 상황에서 급격하게 오른 주가 대비 크게 하락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혹은 배당세, 공개매수 세금도 고려해야
금감원은 공개매수는 장외거래인 만큼 매수가격이 높다고 무조건 참여하기 보단 세금에 따른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응해 차익을 얻으면 일반적으로 양도소득세 및 증권거래세가 부과된다"며 "특히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배당소득세가 발생하므로 공개매수 방법에 따라 다른 종류의 세금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아둬야 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에 해당, 소득세법에 따라 양도소득세(세율 22%)가 부과된다. MBK-영풍이 진행중인 공개매수가 해당한다. 고려아연-베인캐피탈 연합이 진행중인 공개매수 가운데 베인캐피탈이 사들이는 물량도 마찬가지다.
다만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로 직접 취득후 소각 예정인 주식은 실질적으로 배당과 같은 이익이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의제배당)이어서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금융소득이 적은 소액 투자자는 오히려 배당세가 이득이 될 수 있다. 다만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해 누진세율을 적용해 최대 49.5%의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안분비례시 다 못팔아... 종료일 임박 매수시 응모 못해
한편, 투자자들은 공개매수에 응하더라도 자신의 주식을 모두 팔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고려아연-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고려아연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매수예정수량을 한정해 둔 상태다. 만약 매수 예정수량보다 더 많은 물량이 공개매수에 응한다면 일부 투자자들은 응모한 주식을 매도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금감원은 "목표수량을 초과할 경우 최대 매수예정 수량만큼 안분비례해 매수할 수 있다"며 "이때 투자자는 응모한 주식을 전량 매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은 공개매수 조건이나 일정이 수시로 바뀔 수 있으므로 관련 공시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 해주길 당부했다.
또 금감원은 공개매수 종료일 및 직전 영업일에 고려아연이나 영풍정밀 주식을 매수했다면 공개매수 응모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의 소유권은 주식 매수 즉시 취득되지 않고 이틀 뒤(T+2)에 취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개매수 응하려는 투자자들은 시간 여유를 두고 주식을 매수한 뒤 공개매수에 응할 필요가 있다.